교육은 '템빨'…교구 내세워 해외 겨냥하는 K-에듀테크 [긱스]

입력 2022-08-31 03:28   수정 2022-08-31 06:39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교육부가 최근 2025년부터 적용될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했다. 코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초등생에게도 놀이 중심의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하는 등 디지털 교육이 대폭 강화됐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IT(정보기술)·디지털 기술을 교육에 적용한 ‘에듀테크’ 시장은 한층 치열한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전에 비해 코딩 등 테크(Tech) 교육에 진입하는 연령이 크게 낮아지면서 영·유아, 초등생을 대상으로 놀이 과정을 통해 코딩, 로봇, 인공지능(AI) 등을 배울 수 있는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추세다. 교구와 앱을 연동한 교육 콘텐츠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자체 개발만 70종...하드웨어 갖춘 에이럭스
AI 프로그래밍 교육 기술을 제공하는 에이럭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5년 만들어진 에이럭스는 자체 개발한 70여 종 이상의 교육용 로봇 기술과 자체 생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회사는 다양한 교육용 로봇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특허 받은 ‘핀 결합방식’이 적용된 코딩 블록 로봇 ‘프로보 커넥트’가 대표적이다. 이 로봇은 어린이도 큰 힘을 쓰지 않고 손쉽게 조립 및 분해가 가능하다. 위아래로 결합하는 블록 방식과 달리, 볼트와 너트처럼 체결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타제품 대비 결합력이 좋고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언플러그드(unplugged)’ 코딩 교구인 비누(VINU)도 주력 제품이다. 비누는 별도의 케이블 연결이나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블록 코딩 교육이 가능해 유아에게 적합한 코딩 학습 교구다. 비누는 올해 초 영국에서 열린 에듀테크 박람회 '영국교육기술박람회(BETT SHOW 2022)'에서 시연되기도 했다.

교육 프로그램, 서비스 외에 교구와 같은 하드웨어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뭘까. 이에 이치헌 에이럭스 대표는 "플랫폼, 콘텐츠, 하드웨어 등 다양한 기술들이 결합해 교육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럭스는 향후 인공지능(AI), 블루투스 기술 등을 활용해 카메라가 탑재된 ‘인공지능 캠’, 손목 등에 착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형태의 ‘비누 리모컨’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학생들의 경우 코딩이 화면상의 서비스로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까지 배워야 하는데, 이를 로봇과 결합하면 쉽게 코딩하면서도 아웃풋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AI, 코딩의 콘텐츠를 배우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하드웨어들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놀이와 교육 사이
이외에도 쟁쟁한 국내 에듀테크·콘텐츠 스타트업들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교구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로봇 기업 '로보메이션'은 지난 4월 열린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서 코딩으로 작동하는 AI 로봇 축구장을 선보였다. 선수 로봇들은 사용자가 만든 코딩대로 경기한다. 공격, 수비 역할뿐만 아니라 달리는 거리까지 코딩으로 설정할 수 있다. 축구장에는 '햄스터 AI 카메라'가 심판 역할을 한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럭스로보는 지난해 말 소프트웨어(SW)·AI 교육을 위한 조립형 모듈 교구재 '모디 플러스(MODI Plus)'를 출시했다. 모디 플러스는 레고처럼 모듈을 조합해 전자기기를 만들며 코딩을 배울 수 있다. 복잡한 설치 과정과 환경 구성없이 스마트 스피커, 자율주행 자동차 등 기계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외에도 이·공계 교육콘텐츠 스타트업 ‘긱블’은 이달 '긱블샵'을 런칭하며 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긱블샵에는 자동차브레이크 조립키트를 비롯한 콘텐츠와 연계된 교구를 주력으로 판매한다. "콘텐츠에 기반한 키트 등을 판매해 새로운 놀이 교육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게 긱블의 취지다. 이를 위해 클래스101 출신의 조용재 CPO를 영입하기도 했다.
10조원 이를 K-에듀테크, 해외로 진출
에듀테크 스타트업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도 무대를 넓히고 있다. 최근 AI 영어학습 서비스 ‘산타’를 운영하는 뤼이드와 AI 수학 문제 풀이 플랫폼인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가 대표적이다.

튜터와 일대일 화상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링글도 지난 5월 베트남에 지사를 설립해 해외 진출에 나섰고 영어 말하기 학습 ‘호두잉글리시’ 운영사 호두랩스도 지난 4월 일본 시장에 제품을 선보였다. 에이럭스 역시 중국 법인, 말레이시아 지사를 기반으로 동남아로 사업을 확대한 뒤 추후 미주, 유럽에 진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에듀테크가 교육업계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에듀테크 시장 매출액은 약 7조 3250억원이며 연평균 8.5% 성장해 2025년 9조983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18년 1530억달러에서 2025년 3420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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