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이 원유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원유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원유 가격 상승세가 꺾일거라고 판단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8월 23일~30일)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상장된 원유인버스 ETF인 'TIGER 원유선물인버스(H)'와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를 각각 505억1800만원, 256억71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총 금액은 761억8900만원이었다.
반면 원유 가격이 오를때 수익을 얻는 'TIGER 원유선물Enhanced(H)'와 'KODEX WTI원유선물(H)'는 각각 21억7700만원, 39억77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전날 국제 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5% 넘게 급락하며, 국내 개미들의 베팅은 일단 맞아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향후 국제유가 움직임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 침체 걱정은 나중에 하고, 당장 원자재를 사라"며 유가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존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에서 향후 12개월 내에 경기 침체가 나타날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한다"며 "극심한 에너지 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장기 투자자라면 원유 가격이 조정을 보일 때마다 신규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 진입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키뱅크캐피털은 “석유 화학의 경기 침체가 오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유가 하락 등으로 석유 화학 업체들이 올해 4분기에 매출과 마진 모두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인버스 투자의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당분간 국제유가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상태로 박스권 내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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