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반등을 기대하며 물타기에 나선 개미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디지털 광고 및 이커머스가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한편 해외 콘텐츠 시장 또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네이버, 카카오 올해 들어서만 주가 36%↓…금리인상 여파에 '휘청'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4000원(1.71%) 오른 2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도 전 거래일보다 1000원(1.39%) 오른 7만3200원에 장을 마감했다.전날은 올랐지만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36.7%, 36.07%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8% 하락한 것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강한 조정, 약한 반등을 반복하며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양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언택트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함께 각국의 긴축이 시작되면서 미래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커졌고 이에 높아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하락이 시작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부담에 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극복할만한 실적이나 신사업 모멘텀이 부진한 것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4분기부터 상승 반등 예상…수익성 중심 경영 통해 영업이익률 개선"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4분기부터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의미 있는 수준의 구조적 상승 반등을 이뤄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는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에 민감한 인터넷 업종에 부정적인 대외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시장 선도자로서 위기를 타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은 광고, 커머스, 콘텐츠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들 사업의 영역은 경기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네이버와 카카오의 예상 합산 실적은 높은 기저와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으로 인해 외형성장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네이버의는 마진이 높은 버티컬 커머스의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오는 10월 신규 앱을 런칭해 일본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또한 콘텐츠 부문에서도 기 확보한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수익 모델을 다각화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네이버의 내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한 1조6082억원으로 예상하면서 이익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비용단에서 인건비와 파트너비의 증가율 둔화가 기대되며 웹툰 등 콘텐츠 사업부문의 적자 축소 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네이버의 기업가치의 가시적인 개선은 내년 실적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올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연내 5000만 가입자 프로필을 기반으로 광고 인벤토리 및 커머스 사업을 확장하고 900만 일간활성사용자수(DAU)를 보유한 오픈 채팅에 관심사 기반의 검색 광고를 추가할 예정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은 어려워 보이나 카카오톡 개편과 이에 따른 신규 수익 모델 도입으로 톡비즈 매출 성장률은 상반기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기능 개편으로 광고 인벤토리가 크게 증가할 수 있는 만큼 광고 경기 둔화를 상당부분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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