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정보기술(IT)이 발전하고 고객 수요가 빠르게 변화하자 증권사들도 과감히 변신에 나섰다. 신한금융투자는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객관리 플랫폼 도입 등에 앞장서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눅스 도입 후 지난해엔 국내 금융권 최초로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MTS를 구축했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전산 장애 위험을 대폭 낮추는 등 시스템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주문 폭주로 대규모 동시 접속이 몰리는 상황이나 천재지변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안정적인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며 “올해 ‘신한알파 MTS 채널’(사진)의 동시 접속자 수는 2019년 대비 5배 넘게 늘었지만 클라우드 시스템 덕분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증권업계는 신한금융투자가 MTS 부문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전형숙 신한금융투자 ICT본부장은 지난 5월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밋 코리아 2022’ 기조연설에서 100만명이 넘는 접속자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AWS 클라우드 기반의 MTS 시스템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AI기반 금융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딥서치’를 탑재해 기업의 부채비율, 대출현황 등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고객발굴 및 맞춤형 영업에 유용하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고객관리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한 화면에 구현한 ‘360도 뷰’를 적용해 일처리도 더 간편해졌다.
일하는 방식도 첨단화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플랫폼 ‘R대리’를 만들었다. RPA는 사람이 수행하던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120건의 업무자동화를 구현하면서 5만 시간 이상을 절약했다”며 “데이터 확인, 추출, 보고서 작성을 한번에 수행할 수 있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앞으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를 영입한데 이어 지난달엔 블록체인부를 신설했다.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확대·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인 피어테크, 델리오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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