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한 달만 살아봤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본 그 생각이 요즘은 현실이 됐다. 새로 뜨는 제주 여행법은 ‘한달살기’다. 제주에서 집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전세와 연세, 단기 임대와 월세가 뒤섞여 있는 데다 1년 중 1월 26일부터 2월 1일까지 딱 1주일간 집중적으로 이사하는 ‘신구간’이란 제주 풍습도 있었다. 숙박 앱이 등장하며 이런 풍습을 다 바꿨다. 이제 누구나 쉽게 제주 장기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물론 한 달을 머물다 지루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각종 ‘클래스’를 찾아보면 된다. 한 달도 아쉬울 만큼의 다양한 콘텐츠가 넘쳐난다. 제주 한달살기에 최적화한 앱들을 소개한다.
▷프립=제주 자연에서 즐기는 ‘웰니스’(웰빙+행복)
국내 최대 취미 여가 플랫폼 프립에는 제주에서 즐길 만한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고즈넉한 숲속에서 승마를 하는 ‘숲길 승마트레킹’은 짧은 승마체험이 아니라 말과의 교감이 주 콘텐츠다. 승마 초보자도 걱정할 필요 없다. 45분간 실내 기본교육을 통해 말 위에서의 움직임에 익숙해진 후 야외 숲길 트레킹을 진행한다. 서귀포 의귀리의 삼림 속을 말과 함께 걷다 보면 어느새 말의 호흡과 나의 호흡이 일치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패들 요가’는 제주 월정리 바다에서 흔들리는 패들보드 위에서 요가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외에서는 인기 높은 수상 레포츠 중 하나다. 1 대 1 강습부터 1 대 3 강습까지 금액별로 다양하다. 파도와 바람에 흔들리는 파도 위에서 균형 잡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근심과 걱정이 사라진다. 물 위에서 평온함을 느끼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감귤 뱅쇼체험’은 제주 특산물 감귤과 와인을 이용한 요리 프로그램이다. 프랑스어로 뱅(vin)은 와인을, 쇼(chaud)는 따뜻한이라는 뜻이다. 원래 크리스마스 음료로 유명하다. 와인에 감귤과 다양한 과일을 넣어 끓인 후 차로 마시거나, 냉장 보관해 아이스 뱅쇼로 마실 수 있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을 위해 논알코올도 가능하다.
▷클룩=차귀도 배낚시, 오름 야경 스냅
도시어부를 꿈꾼다면 ‘차귀도 달래 배낚시’ 체험을 해보자.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차귀도는 물 반 고기 반이다. 초보자도 낚싯대를 담그자마자 고기가 찌를 무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초보자도 아이들도 부담 없이 낚시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직접 잡은 물고기는 다양한 요리로 맛볼 수 있다. 사전예약은 필수다.
제주의 아름다운 밤을 만끽하고 싶다면 오름에 올라 인생샷을 찍는 ‘야경 스냅 촬영’이 있다. 출발 전 구름을 보고 별이 가장 많이 보일 곳으로 이동해 촬영한다.
낭만적인 음악을 들으면서 느긋하게 누워 나만의 별자리를 찾아보자. 낮과는 다른 제주의 밤은 그 자체로 로맨틱하다. 스마트폰으로 별 사진을 잘 찍는 꿀팁도 알려준다.
▷마이리얼트립=김택화미술관 야간 도슨트
제주의 밤을 더욱 빛나게 해줄 이색적인 도슨트 프로그램도 있다. “예술은 그저 하나의 짓이 되는 것이다”라던 제주의 화가 김택화. 제주에서 나고 자라 한평생 제주를 그린 그는 자신이 직접 보고 느낀 제주의 자연 그대로를 스케치로 남겼다.
2019년 개관한 김택화미술관은 그가 그린 유화 작품 122점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와 삶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그의 그림은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김택화 화백은 같은 대상을 몇 번이고 화폭에 그렸다. 하지만 같은 대상이라도 모두 다르다. 하나의 풍광을 가장 철저히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욕망이 나타나 있다.
회색 노출 콘크리트로 된 미술관은 자료실과 2개의 전시실, 아트숍으로 이뤄져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은 20분 전부터 미리 입장해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다. 아들 김도마 작가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김택화의 예술과 삶에 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2시간 동안 화가의 눈으로 바라본 제주의 삶을 여행하는 신기한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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