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판값 30% 상승…도요타 가격 뛴다

입력 2022-09-01 17:34   수정 2022-09-02 01:59

일본 철강 시장의 큰손인 도요타자동차가 차량용 강판 가격을 역대 최대폭으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도요타의 매입 가격은 일본 제조업계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철로 된 제품은 모두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와 일본제철이 2022회계연도 하반기(2022년 10월~2023년 3월) 차량용 강판 가격을 상반기보다 t당 4만엔(20~30%)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고 1일 보도했다.

두 회사가 현재 방식으로 가격을 협상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철강의 주원료인 원료탄 조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철광석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점이 반영됐다. 도요타는 올해 제조 비용이 지난해보다 1조7000억엔(약 16조4992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와 일본제철은 철광석과 원료탄 등 주원료의 가격 동향을 반영해 반년마다 강판 가격을 협상한다. 도요타는 자사뿐 아니라 모든 협력 업체가 필요로 하는 철강 제품을 일본제철로부터 일괄 구매한다. 도요타가 일본제철 제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기업이 된 이유다.

조선과 가전 등 다른 제조업체는 도요타와 일본제철의 합의 가격을 기준으로 철강 가격을 협의한다. 도요타가 역대 최대폭의 가격 인상을 받아들임에 따라 자동차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걸쳐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즈키 도모유키 알릭스파트너스 전무는 “지난 5월 현재 철과 알루미늄 등 차량 한 대에 사용되는 원재료 가격이 2020년 평균치의 두 배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강판은 자동차 한 대를 제조하는 데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의 절반을 차지한다.

도요타는 이미 미국에서 주력 차종 판매 가격을 5만엔 인상했다. 일본에서는 아직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마쓰다와 미쓰비시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는 올해 신차 판매 가격을 높이기 시작했다. 파나소닉과 다이와하우스공업 등 다른 제조업체들도 일부 가전제품과 주택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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