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아마존·버버리도 반한 '라방'…시진핑, 쇼호스트로 버섯 팔기도

입력 2022-09-02 18:02   수정 2022-10-02 00:02

미국의 라이브 쇼핑 플랫폼 왓낫은 지난 7월 2억6000만달러(약 3532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면서 37억달러(약 5조179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이미 지난해 9월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가 15억달러(약 2조원)를 넘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반열에 올랐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 두 배 이상으로 치솟은 것이다. 최근 글로벌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라방(라이브방송)’ 열풍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세는 미국과 중국에서 특히 가파르다. 이들 국가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글로벌의 86%를 차지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라이브커머스가 빠르게 확산했다.

왓낫은 처음엔 포켓몬 카드와 스포츠 카드 등 수집품을 거래하던 커뮤니티였다. 실시간 쌍방 소통이라는 라이브커머스의 장점은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극대화했다. 왓낫은 라이브 스트림 쇼핑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배 넘게 증가했다. 앤드리슨 호로비츠, YC컨티뉴이티 펀드 등 굵직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은 이 회사에 뭉칫돈을 베팅했다.

라이브커머스가 뜨기 시작하자 팬데믹 여파로 오프라인에서 고전하던 대형 백화점들도 시장 전면에 나섰다.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버버리, 톰 포드,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패션 브랜드와 협력해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블루밍데일스나 메이시스 등 다른 백화점들도 잇따라 요리, 뷰티 등을 주제로 하는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개설했다. 월마트는 쇼트폼 플랫폼 ‘틱톡’과 파트너십을 맺고 물건을 팔고 있다. 아마존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아마존 라이브’가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형태와 비슷하다.

중국은 ‘왕훙(중국 인플루언서)’을 내세운 라이브커머스 이용자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대세가 됐다. 특히 알리바바 계열사이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꼽히는 타오바오가 라방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주목하고 주력 아이템으로 밀고 있다. 2020년 주요 플랫폼의 1회 방송당 평균 시청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금은 시골의 1인 농부들까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파는 수준이다.

2020년 4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타오바오 라방에 깜짝 출연해 산시성 자수이현의 특산물인 자수이 목이버섯을 홍보하기도 했다. 당시 동시 시청자 수는 2200만 명에 달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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