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26)에게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CC(파72)는 '약속의 땅'이다. 지난해 이 곳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정규투어 데뷔 5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이 대회 우승 이후 더욱 상승세를 타며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김수지의 골프인생은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셈이다.
김수지가 약속의 땅에서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일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오전에 티오프한 선수 63명 가운데 선두에 올랐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를 위하나 첫 단추를 잘 꿴 셈이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수지는 15번 홀부터 3번 홀까지 7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잡아내며 순항했다. 6번 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하마터면 분실구가 될 뻔했지만 공을 찾아내 보기로 막은 김수지는 7번 홀(파4) 버디로 잃은 타수를 만회하고 9번 홀(파5) 버디로 선두를 꿰찬 채 경기를 마쳤다.
김수지는 "이 코스가 내게 잘 맞는 건 사실"이라면서 "내 티샷 구질도 코스와 잘 맞고 특히 (파 4홀에서) 티샷하면 내가 좋아하는 거리가 남는다"고 설명했다.
출전할 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는 만큼 코스에 서면 마음도 편하고 자신감이 남다르다. 김수지는 "오전에 티오프해서 좋은 코스 컨디션에서 경기할 수 있었다. 날씨와 그린 상태가 모두 좋았다"면서 "9언더파를 쳤던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쳐 기분도 좋고 자신감도 더해졌다"고 밝혔다.
올해 평균타수 5위에 오를 만큼 빼어난 경기력을 뽐내면서도 우승이 없는 김수지는 "초조한 마음은 없다.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이라면서도 "우승 기대는 주변에서 더 큰 것 같다. 즐겁게 경기하다 보면 우승이 따라서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손예빈(20)이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김수지를 1타차로 추격했다. 평균타수 1위 박지영(26)은 3언더파 69타를 쳤고, 대상 포인트 1위 유해란(21)은 1언더파 71타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