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최고의 문화적 명소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이 도난당한 그리스·로마와 이집트의 문화재를 전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지난 2월부터 7월에 걸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총 1300만달러(약 177억원) 규모의 도난 문화재 27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압수된 문화재 중 이탈리아 문화재 21점의 가치는 1000만달러(136억원)로 추산된다. 올해 2월과 5월에 압수된 이집트 문화재 6점의 가치는 320만달러(43억원) 상당으로 추정됐다.
검찰청은 다음주 압수한 21점은 이탈리아로, 6점은 이집트에 각각 돌려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통상 1년 이상 걸리던 문화재 반환 절차를 앞당긴 조치라고 검찰 측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와 이집트는 다음주 도난 문화재 반환식 행사를 열 예정으로 알려졌다.
도난 문화재 중 상당수는 스위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도난 문화재 밀거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지안프랑코 베키나와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키나는 그리스에서 도난 문화재 밀거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보유 중이던 6300여 점의 그리스·로마 문화재를 이탈리아 정부에 압수당한 상태다. 특히 8점의 경우 베키나로부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취득한 문화재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보유한 6세기 힌두 여신상에 대해서도 최근 압수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에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세 점의 아프리카 예술품을 나이지리아에 반환한 바 있다. 이는 각국에서 불법적으로 판매된 문화재의 고국 반환 노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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