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년 빈집 1000만채 넘는다

입력 2022-09-04 17:20   수정 2022-09-05 01:27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일본의 빈집이 내년에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을 전망이다. 2038년에는 일본의 주택 3가구 가운데 1가구가 빈집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인구가 감소하는데도 일본 정부가 수십 년간 주택을 대량 공급한 영향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23년 일본의 전체 주택 수가 6546만 가구로 2018년보다 4.7% 늘어날 것으로 4일 전망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23년 일본의 전체 세대 수가 5419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주택 수가 세대 수를 1127만 가구 웃돌게 된다.

2018년 일본 전체 주택의 13.6%인 849만 가구가 빈집이었다. 예상대로라면 일본의 빈집은 4년 만에 24.7%(278만 가구) 급증한다.

일본의 빈집 문제는 2023년 이후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세대 수가 내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1인 가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일본의 세대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2024년부터 세대 수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잉여주택도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38년 빈집이 2303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 3가구 가운데 1가구는 빈집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미우라 겐 교토대 교수는 “과잉주택 2000만~3000만 가구가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정책 오류는 빈집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 정부는 1960년대 극심한 주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주택공급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1973년에는 전체 주택 수가 세대 수를 웃돌았다. 이론상 주택 부족 현상이 해소된 것이다.

그런데도 매년 백만 가구 이상의 신축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은 2000년대까지 이어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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