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 이후 글로벌 시총 4조9000억달러 증발

입력 2022-09-04 17:20   수정 2022-09-05 01:26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잭슨홀 회의’에서 고강도 금융 긴축을 시사한 지 1주일 만에 글로벌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4조9000억달러(약 6679조원)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월 26일 파월 의장의 강연 이후 지난 2일까지 6거래일 동안 글로벌 시가총액이 4조9000억달러 감소하면서 100조달러 선이 무너졌다”고 4일 보도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금융 긴축에 나선 지난 6월 중순 이후 두 번째로 큰 주간 감소폭이다. 잭슨홀 회의 이후 1주일 만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은 42조7000억달러로 3조달러, 유럽 증시 시가총액은 13조8000억달러로 5000억달러 감소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9분간의 짧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을 46차례나 언급한 것을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파월 의장의 강연 이후 Fed가 경기를 배려해 금리 인상 고삐를 늦출 것이라는 낙관론이 후퇴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채권시장은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했다.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3.5%대까지 상승했다. 2007년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다. 오는 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독주가 가속화했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처음 140엔대까지 떨어졌다. 유로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지수는 20년 만의 최고치로 올랐다. 가라카마 다이스케 미즈호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의 금리 인상과 일본의 무역 적자로 올해 내내 엔화 약세,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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