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파이터' 윤희숙 "잘못된 정책이 불평등 심화시킨다"

입력 2022-09-04 17:54   수정 2022-09-05 00:30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처음부터 정치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계 입문의 계기는 ‘한경 밀레니엄포럼’을 통해서였다. 토론자로 나서 논리적이고 날카로운 정책 논쟁을 펼쳤다. “한경 밀레니엄포럼 참석자 중 제 토론 모습을 인상 깊게 봐준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런 이들의 추천으로 20대 총선 때 처음으로 공천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정치관이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고사했다. 대신 일에 더 매진했다.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 연구부장이었던 그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자리에서 사퇴했다. “위원회가 경제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로만 움직인다”는 이유였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 폭주를 보며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최저임금 인상부터 주 52시간제까지 잘못된 정책이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켰는지를 다룬 <정책의 배신>을 출간했고, 그해 베스트셀러가 됐다. ‘포퓰리즘 파이터’라는 별명을 얻은 게 그때다.

21대 총선 때 그를 서울 서초갑에 공천한 김형오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원칙과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온 대표적인 학자”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의원의 전문성이나 인지도 등을 감안했을 때 얼마든지 지역구 출마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적중했다.

‘염치 있는 정치’를 외치며 1년여 만에 의원직을 던지긴 했지만, 윤 전 의원은 여전히 장외에서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의료에서 시작해 연금으로, 복지를 연구하다 보니 재정까지 섭렵하게 된 그의 경력은 단단한 재료가 됐다. 정치인으로서 경험한 정책 소통 능력은 그의 또 다른 무기다. 윤 전 의원은 “작금의 정치는 진영 간 갈등을 오히려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왜곡의 정치를 넘어서기 위해선 사심이 아니라 공인 정신으로 무장한 능력 있는 새로운 세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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