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사상 가장 강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유희동 기상청장은 “경로가 의미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라고 밝혔다.
유 청장은 지난 4일 밤 KBS1 뉴스에 출연해 "태풍의 경로가 동쪽이냐, 서쪽이냐 하는 논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 청장은 "이번 태풍 같은 규모와 세기에 있어선 워낙 크고 강력한 태풍이다"라며 "(경로를 떠나) 어느 지역에서나 무조건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힌남노가 상륙하는 경남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중부지방도 초속 10m 이상의 바람이 부는 등 태풍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유 청장은 "태풍이 지나가는, 길어야 12시간 동안은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모든 대비를 해달라"면서 "위험에 조금이라도 덜 노출된 안전한 곳에 머무르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 때문에는 20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실종됐으며 6만308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피해액은 5조1479억 원인데 이는 태풍 재산피해액 역대 1위에 해당한다.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 사망자와 실종자는 각각 119명과 12명이다. 이재민은 6만1844명 발생했고 재산피해액은 4조2225억 원이었다.
2004년 제15호 태풍 메기 때문엔 7명이 목숨을 잃었고 4712명이 집을 잃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액은 2500억 원이었다. 2016년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선 6명이 사망했고 6714명이 이재민이 됐다. 재산 피해는 2150억 원 발생했다.
기상청은 "힌남노는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되며 강한 바람과 많고 강한 비가 오리라 예상되니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힌남노는 오는 6일 새벽 2시께 제주도를 스치듯 지나 아침에 경남 통영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전국적으로 100∼300mm의 폭우가 내리겠고 특히 제주도에는 600mm 이상, 남해안에도 4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5일부터는 전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겠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제주도 육상 전역과 제주도 앞바다에 태풍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태풍과 만조 시각이 겹쳐 최대 10m 이상의 높은 폭풍 해일이 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힌남노가 국내에 상륙하면 5일 밤부터 6일까지 수도권 북서부 지역 일부를 제외한 전국이 강풍 반경(바람이 초속 15m 이상 부는 구역)에 들어간다. 특히 영남과 전남은 폭풍 반경(초속 25m 이상 구역)에 포함된다. 초속 25m면 지붕이 날아가는 수준으로 제주와 전남·경남 남해안, 울릉도·독도에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40~60m '초강풍'이 예고됐다. 지금까지 역대 국내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2006년 10월 속초에서 관측된 63.7m였지만 이번에 이 기록을 넘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