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 2위 시중은행(총자산 기준)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5일 경기 양주 고읍과 경북 영주에 공동점포를 열었다. 점포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디지털 서비스에 취약한 고객의 편의를 위해 경쟁 관계인 두 은행이 손을 잡은 것이다.
공동점포는 국민은행의 경기 양주고읍지점, 신한은행의 경북 영주지점을 두 은행이 공유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창구 금고 등 개별 영업에 필요한 공간은 별도로 운영되지만, 객장 자동화코너 주차장 등은 함께 사용한다. 여·수신 외환 전자금융 부수 대행 등 일반 영업점에서 처리하는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업시간도 동일하다.
두 은행은 올초부터 공동점포 대상 지역과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경기 양주 고읍과 경북 영주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100m 내에서 영업점을 운영했던 지역이다. 두 은행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기존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 지역에 공동점포를 내기로 했다.
앞으로 이 같은 ‘한 지붕 아래 두 은행’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급감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은 영업점을 맘대로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익성을 고려하면 영업점을 과감하게 축소해야 하지만 금융 소외 계층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공동점포는 ‘비용 절감’과 ‘금융 소비자 보호’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타협책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4월 경기 용인시 신봉동에 첫 번째 공동점포를 냈다.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은행 영업점 수는 꾸준히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말 4대 은행의 영업점은 2943개로, 지난해 말(3079곳)보다 136개 줄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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