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역사상 최고 인기곡만 골랐습니다"

입력 2022-09-05 17:46   수정 2022-09-06 00:42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베토벤의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클래식 음악 역사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아온 서곡과 협주곡, 교향곡을 들고 청중과 만난다.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 네 번째 공연에서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 2대 음악감독(2019~2021년)을 지낸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40)이 포디엄에 서고, 마에스트로 정명훈으로부터 “신이 내린 재능”이란 찬사를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36)이 솔리스트로 나선다.

서울대와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를 졸업한 홍석원은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티롤 주립극장에서 수석지휘자로 활동했다. 오페라와 관현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에서 지휘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광주시향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뒤 “광주시향의 실력을 창단 이후 최고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재회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콘서트 오페라 ‘사랑의 묘약’ 공연 이후 약 1년 만이다.

홍석원은 이번 공연의 메인 곡으로 클래식 음악의 대명사인 베토벤의 ‘운명’을 선택했다. 이 곡을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홍 감독은 “베토벤 교향곡 5번은 1악장 단조의 고난에서 4악장 장조의 승리로 가는 ‘어둠에서 광명으로’의 틀을 처음 확립한 작품”이라며 “교향곡 ‘운명’처럼 코로나19란 역경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곡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수진은 어린 시절 유학생이었던 부모를 따라간 영국에서 음악을 배웠다. 8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런던 영재 음악학교인 예후디메뉴인과 퍼셀 음악원, 옥스퍼드대, 런던 왕립음악원을 졸업했다. 10세에 런던 로열 페스티벌 홀, 12세에 위그모어 홀에서 데뷔했고, 15세에 세계적인 권위의 폴란드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콩쿠르에 최연소로 참가해 한국인 최초로 2위에 입상했다.

2004년 정명훈이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현 국립심포니) 공연에서 협연자로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안드라스 시프, 기돈 크레머, 유리 바시메트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함께 실내악 무대에 섰고,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포즈난 필하모닉, 도쿄 필하모닉 등과 협연했다. 2009년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1666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지원받아 연주하고 있다.

한수진은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2019년 10월 유튜버가 됐다. 공연 및 인터뷰, 음악 소개 영상 등을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 ‘한수진’의 구독자 수는 12만6000여 명에 달한다. 그가 지휘자 홍석원,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한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수진은 “5년 전 공연장에서 만난 홍석원 지휘자에게 언젠가 함께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함께 인연이 만들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협연곡은 멘델스존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1845년 초연한 이 곡은 작곡가의 천재적인 멜로디 감각과 낭만적인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명곡으로 꼽힌다. 공연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협주곡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수진은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이 ‘마음의 보석’이라고 표현할 만큼 우리의 마음을 밝혀주는 작품”이라며 “다들 공연장을 찾아 멘델스존이 만든 아름다운 세계로 함께 가을 여행을 떠나면 좋겠다”고 했다.

공연은 모차르트의 희극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시작한다. 오페라 무대뿐 아니라 독립적인 기악곡으로 실내악 무대에 자주 오르는 곡이다. 소나타 형식의 서곡으로 유쾌하고 활달한 주제 악상이 오페라의 전체적인 성격을 잘 드러낸다. 홍석원은 “베토벤의 ‘운명’과 함께 모차르트와 멘델스존의 친숙한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처음 듣는 분들도 호감을 느낄 만한 명곡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의 관람권은 인터파크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조동균/송태형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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