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머지는 이더리움의 신규 생성방식을 기존의 채굴(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이벤트다. 이더리움 성능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알트코인들이 반등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점유율을 뜻하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이더리움을 비롯한 주요 메인넷 암호화폐들의 상승세에 비트코인이 밀리면서 36.8%까지 떨어졌다.
이날 머지 업그레이드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이더리움 성능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더리움 재단은 앞서 미리 만들어놓은 PoS 방식의 비콘체인을 이더리움에 병합(merge)하는 벨라트릭스 업그레이드를 6일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병합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실행하는 파리 업그레이드는 10~20일 사이에 시행될 전망이다.
이더리움 머지가 성공하면 그간 이더리움의 약점으로 지목된 높은 전력소비량과 수수료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이더리움 성능 개선으로 신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발행량은 10분의1 가까이로 줄어들고, 이더리움 소각량이 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이더리움은 감소하게 된다. 머지가 성공하면 머지 이후 절차에 대한 신뢰성도 오를 전망이다. 내년에 이더리움의 초당거래속도를 개선하는 '서지' 업그레이드도 예고된 상태다.
PoW 방식의 이더리움을 따로 분리(하드포크)하자는 움직임도 머지를 반대하는 일부 커뮤니티 주도로 나타나고 있다. 하드포크가 이뤄지면 기존 이더리움 보유자는 에어드롭으로 하드포크 버전의 ETHW를 받게 된다. 1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면 동일 수량의 1ETHW가 새로 주어진다. ETHW에 대해선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공동 대응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머지에도 암호화폐 투자심리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사이트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암호화폐 공포&탐욕지수는 22로 '극심한 공포'단계에 놓여있다. 지난주(27·공포)보다 한층 더 악화된 것이다. 암호화폐 분석가인 니콜라스 머튼은 "이번 하락장에서 유통량 대비 자산의 순손익을 측정한 비트코인 미실현 순손익이 '마이너스 존'에 머문 기간은 충분히 길지 않았다"라며 "한 차례 대규모 매도가 지나간 뒤 비트코인은 1만2000~1만4000만달러 부근에서 강력한 지지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