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머지 카운트다운 들어갔다…투자 심리는 '극심한 공포' [코인 스캐너]

입력 2022-09-06 10:57   수정 2022-09-06 11:03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머지는 이더리움의 신규 생성방식을 기존의 채굴(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이벤트다. 이더리움 성능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알트코인들이 반등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점유율을 뜻하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이더리움을 비롯한 주요 메인넷 암호화폐들의 상승세에 비트코인이 밀리면서 36.8%까지 떨어졌다.
'머지' 시작되자 이더리움 환호성
6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2만46달러로 전일 동시간 대비 0.5% 올랐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1.3%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잭슨홀 미팅 이후 본격화한 하락세가 일단락되는 흐름이다. 이더리움은 하루에만 5.3% 오른 1664달러를 기록했다. 과거 이더리움에서 하드포크(분리)된 이더리움 클래식은 24.6% 폭등했다. 솔라나(2.7%), 리플(2.6%) 등도 소폭 반등했다.

이날 머지 업그레이드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이더리움 성능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더리움 재단은 앞서 미리 만들어놓은 PoS 방식의 비콘체인을 이더리움에 병합(merge)하는 벨라트릭스 업그레이드를 6일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병합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실행하는 파리 업그레이드는 10~20일 사이에 시행될 전망이다.

이더리움 머지가 성공하면 그간 이더리움의 약점으로 지목된 높은 전력소비량과 수수료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이더리움 성능 개선으로 신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발행량은 10분의1 가까이로 줄어들고, 이더리움 소각량이 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이더리움은 감소하게 된다. 머지가 성공하면 머지 이후 절차에 대한 신뢰성도 오를 전망이다. 내년에 이더리움의 초당거래속도를 개선하는 '서지' 업그레이드도 예고된 상태다.
가격 반등에도 투자심리는 '극심한 공포'
이더리움의 옛날 버전인 이더리움 클래식이 오른 건 채굴자들이 이더리움에서 이더리움클래식으로 전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있어서다. 채굴자들이 대거 이더리움클래식 채굴로 전력을 돌리면 이더리움클래식의 채굴난이도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굴난이도의 상승은 원가 상승을 뜻하기 때문에 곧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달 "작업증명을 선호한다면 이더리움클래식으로 마이그레이션을 고려해야한다"며 "이더리움클래식은 훌륭한 체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JP모건 역시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머지 업그레이드로 이더리움클래식 채굴자들이 주요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ASIC 채굴기를 사용하는 이더리움 채굴자들은 이더리움클래식을 채굴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이더리움의 전환으로 개발자들이 다른 메인넷으로 갈아탈 것이란 예상에 에이다나 솔라나 등의 대안 메인넷들도 덩달아 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PoW 방식의 이더리움을 따로 분리(하드포크)하자는 움직임도 머지를 반대하는 일부 커뮤니티 주도로 나타나고 있다. 하드포크가 이뤄지면 기존 이더리움 보유자는 에어드롭으로 하드포크 버전의 ETHW를 받게 된다. 1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면 동일 수량의 1ETHW가 새로 주어진다. ETHW에 대해선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공동 대응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머지에도 암호화폐 투자심리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사이트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암호화폐 공포&탐욕지수는 22로 '극심한 공포'단계에 놓여있다. 지난주(27·공포)보다 한층 더 악화된 것이다. 암호화폐 분석가인 니콜라스 머튼은 "이번 하락장에서 유통량 대비 자산의 순손익을 측정한 비트코인 미실현 순손익이 '마이너스 존'에 머문 기간은 충분히 길지 않았다"라며 "한 차례 대규모 매도가 지나간 뒤 비트코인은 1만2000~1만4000만달러 부근에서 강력한 지지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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