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강한 비가 쏟아진 경북 경주에서 침수된 차량 8대를 견인한 '의인'이 등장했다.
지난 6일 뉴스1에 따르면 '경주 아쿠아맨'으로도 불리는 이 의인의 정체는 경주시 동방동에 거주하고 있는 28세 남성 구강민 씨다.
25톤 트레일러를 운전하는 구 씨는 힌남노의 영향으로 일을 쉬었고, 이날 오전 6시께 폭우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없는지 동네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취미로 즐기고 있는 구 씨가 이날 타고 나선 차량은 구형 갤로퍼로, 큰 바퀴와 각종 장비로 튜닝돼 있었다.
구 씨는 경주 시내를 순찰하던 도중 오전 7시께 형산강 옆 나정교삼거리 복개도로에서 첫 침수 차량을 발견했다. 차주는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당황한 상태였다. 이에 구 씨는 밧줄이나 쇠사슬로 무거운 물건을 끌거나 들어 올리는 윈치(winch)를 이용해 해당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구 씨는 이어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 인근 도로가 침수됐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달려가 소형차, 중형차, 수입 외제 차, RV(레저용 차량) 등 이날 하루 동안 차량 8대를 구조했다.
구 씨는 선행에 나선 이유에 대해 "나도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고 운전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차량이나 운전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프로드 동호회에서 서로 돕는 일이 습관처럼 몸에 밴 것 같다"며 "이런 재해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만, 또 일어난다면 달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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