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업계의 관심 분야와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창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한국경제신문의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Geeks)가 7일 국내외 스타트업 업계의 트윗 7342건을 분석한 결과 최근 최대 관심사는 역시 ‘투자’였다. 투자 관련 트윗 건수가 421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 밖에 ‘라운드’ ‘데모데이’ ‘펀드’ 등 자본 유치와 관련한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특히 올 들어 투자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돈 가뭄’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컸다.
해외에서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상징하는 ‘crypto’, 차세대 인터넷을 뜻하는 ‘web 3.0’ 등 기술 중심 키워드가 뚜렷하게 부상했다.
국내 트윗 4144건 중 투자가 빈출 단어 1위를 차지한 것은 작년과 올해 상반기의 투자 온도 차가 영향을 끼쳤단 분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실적은 7조680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투자 유치 성공을 전하는 트윗 내용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선 투자 시장이 식었음을 경고하는 트윗이 늘어났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전 라운드와 동일한 가치로 투자받아도 성공적인 펀딩”(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 지난 8월 24일)이라는 트윗이 대표적이다.
투자업계에선 최근 글로벌 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도 이 키워드가 자주 노출된 배경으로 꼽고 있다. 투자에 이어 트윗에 두 번째로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서비스’(198건)였다.
‘플랫폼’은 노출 빈도 5위에 오르며 최근 1~2년간의 플랫폼 창업 열기를 반영했다. 대부분 스타트업이 자사를 플랫폼으로 묘사하면서다. 관련 내용을 트윗한 한 P2P(개인 간 거래) 스타트업 관계자는 “플랫폼이란 단어가 업계에서 일반명사화됐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공유’도 71건 언급되면서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공유 숙박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조산구 위홈 대표 등은 지난 6월 “위홈의 공유 숙박 실증 특례가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 연장됐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글로벌 관련 단어도 국내 스타트업 사이에 자주 언급됐다. 특히 ‘일본’이 46건 언급되며 ‘미국’(49건)과 근소한 차이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김태현 와우파트너스 대표, 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 등이 창업진흥원·신한금융그룹의 한국 스타트업 일본 진출 지원 업무협약 소식과 일본 엔젤투자자 네트워킹 플랫폼 등을 소개하면서 언급량이 늘었다. 미국은 금리, 수출 등 경제 상황과 함께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동향이 주로 언급됐다. 임정욱 TBT 벤처파트너는 “일본은 국내 스타트업이 진출을 고려하는 국가로, 미국은 실리콘밸리 기업 중심의 벤치마크 대상으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술과 관련한 단어는 데이터(44건), 메타버스(26건), 에너지(23건), 모빌리티(20건)·AI(14건) 등이 트윗에 많이 등장했다.
1억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머스크는 최근 우주에 대한 관심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본인이 설립한 민간 로켓 기업인 스페이스X(9건)를 지난달에만 테슬라(8건)보다 많이 언급했다. 지난달 그가 올린 우주발사체 엔진 영상은 10만 개에 가까운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medical’(의료)을 53건 언급했다. 3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트위터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했다. 이후 소프트뱅크그룹의 벤처투자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한국 원격의료 플랫폼인 닥터나우의 시리즈A, 시리즈B 투자에 모두 참여하는 등 의료 분야 투자를 늘렸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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