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8일 15: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손해보험이 올해 들어 세 번째 자본성 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지급여력(RBC) 비율을 높여 자본 안정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8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오는 14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1일 발행하는 게 목표다. 만기 30년에 발행 5년째 되는 해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달려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한화손해보험은 올 초부터 활발하게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자본 안정성 관리를 위해 자본성 증권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3월에는 2500억어치 후순위채를 찍었다. 5월에는 한화생명의 자금 지원 등에 힘입어 사모 시장에서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잇따른 자본 확충에도 한화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위험 수위에 머물러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2분기 말 기준 금융감독원 권고치(150%)를 밑도는 135.9% 수준이다. RBC는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일시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보험회사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RBC 비율이 135.9%에서 5.7%포인트 오른 141.6%로 상승할 전망이다.
자본성 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은 비상시 변제 순위가 뒤로 밀리는 만큼 발행금리가 더 높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공모 희망 금리는 최대 연 6.5%로 매겨졌다. 올해 발행한 후순위채의 조달금리가 4.9%, 사모 신종자본증권이 5.9%에 각각 책정된 것에 비해 이자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용등급 A급 자본성 증권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주춤한 탓이다. 지난달 25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A-급)는 1400억원 모집에 97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책정했다.
개인투자자 등 증권사 리테일 시장에서 기관투자가 수요를 대체하겠다는 게 발행사와 주관사의 구상이다. 최근 들어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자본성 증권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 리테일 창구로 몰려들고 있어서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관계자는 “최대 연 6.5%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리테일 수요를 통한 물량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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