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반한 한국 기술…'11억→110억' 매출 터졌다 [민경진의 미텔슈탄트]

입력 2022-09-12 15:00   수정 2022-09-12 16:56


"산업용 열풍 건조기 대체할 복사파 건조기를 개발해 에너지 사용량을 55% 절감하고 있습니다."

도료 건조 설비 제조업체 쓰리텍의 조소앙 사장은 지난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사파 건조 방식의 'HSWG 지능형 건조기'를 국내외 완성차 공장의 도료 건조 라인에 공급해 거둔 성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가 말한 복사파 건조란 전기에너지를 복사파로 변환해 방사, 도료가 묻은 표면의 온도를 집중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쓰리텍은 2016년 HSWG 지능형 건조기 개발에 뛰어들어 2018년 특허 출원을 마쳤다. 이후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조선, 가전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HSWG 지능형 건조기를 보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HSW 지능형 건조기는 타깃 위주로 온도를 집중적으로 높이는 최적화 도파 기술과 복사파의 밀도를 조절해 온도를 제어하는 쓰리텍의 독자 기술이 적용됐다. 뜨거운 바람을 만들어 타깃에 직접 불어 온도를 높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열풍 건조기의 경우 공기를 통해 열이 전달되는 탓에 열 손실이 발생하지만, 복사파 방식의 경우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쓰리텍은 조사 거리가 70㎝ 수준에 그쳤던 기존 적외선 건조 기술을 개선에 조사 거리를 20m까지 늘려 산업 현장에서도 쓸 수 있게 했다.

조 사장은 "복사파 건조 방식은 LNG를 연소하지 않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0% 이상 적다"며 "유해 가스 및 폭발 위험이 없어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쓰리텍은 HSWG 지능형 건조기를 모듈화해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열풍 건조 설비의 경우 시공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설치를 진행하는 탓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컸던 단점을 해결했다.

또 소모성 부품이 없기 때문에 유지 관리비용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조 사장은 "모듈화된 건조기 설비를 설치만 하면 되기 때문에 해외 현지 법인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설비 가격이 비싸 구입을 망설이는 중소 도장 업체도 부담 없이 도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쓰리텍은 2019년 현대차 울산·전주 공장, 기아 인도 공장 등에 설비를 공급한 데 이어 현대로템의 열차 생산라인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등 조선사에 HSWG 지능형 건조기 설비를 납품했다. 볼보코리아, DY, 건화, 효성중공업 등 중장비 산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 기존 제품 대비 길이를 50% 축소한 복사파 건조 설비 모듈을 공급했다.

쓰리텍은 지난해 매출 11억6000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은 각각 40억원, 1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사업 실적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 업체는 대기업 납품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식품, 농수산물, 바이오, 의료기기 등 산업 전반으로 복사파 건조 기술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제조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형태에 관계없이 자동 건조가 가능한 스마트 복사파 건조기를 새롭게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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