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지역에서 낙찰가율이 50%대를 밑도는 '반값 상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공실률을 나타낼 정도로 상권이 침체한 영향이다.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세종 고운동 A빌딩의 전용면적 114㎡짜리 1층 상가는 감정가(15억2200만원)의 반토막 수준인 8억1000만원에 매각됐다. 이 상가는 두 차례 유찰 이후 감정가가 7억4000만원대로 떨어진 이후에야 겨우 매각에 성공했다.
세종 어진동 B주상복합아파트 내 1층 상가(전용 26㎡)도 지난달 감정가(4억4800만원)의 반값에도 미치지 않는 1억5300여만원에 팔렸다. 낙찰가율은 37%다. 지난 3월부터 세 차례 매각이 진행됐지만 아무도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한번 매각이 무산될 때마다 30%씩 최저 입찰가가 낮아졌다.
정부세종청사와 맞붙은 입지에 있는 상가도 유찰을 피하지 못했다. 나성동 C빌딩 2층 전용 98㎡짜리 상가는 두 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5억3500만원)의 62.6%인 2억60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매 시장에서 세종 상가들이 '반값' 수준에 머무르는 이유는 높은 공실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세종 지역 상가공실률(소규모 상가 기준)은 13.1%로, 전국 17개시도 가운데 1위를 나타냈다. 일반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를 초과하는 중대형 상가도 공실률이 20.2%에 달해 울산(21.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인 오는 14일에도 경매 시장에 세종 지역 상가가 여럿 나온다. 도담동 D빌딩 전용 116㎡짜리 3층 상가는 감정가(4억4000여만원)의 반값인 2억1600여만원을 최저 입찰가로 해 매각에 나선다. 보람동 E빌딩 1층 상가(전용 65㎡)도 최저 입찰가가 4억3700여만원으로, 감정가(8억9300만원)의 반값 수준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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