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금액을 내고 주기적으로 물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구독경제가 주거 시장으로 옮겨오고 있다. 20~30대 젊은 수요자를 중심으로 의류·식품뿐만 아니라 주거조차 소유가 아니라 향유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거시설을 고르는 기준도 이전과 확연히 달라지는 모습이다.
입주자는 취향에 맞는 가구나 가전제품 패키지를 선택해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이케아룸·디자이너룸 등 가구와 가전제품을 활용한 맞춤형 인테리어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종류의 패키지를 골라 주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이른바 인테리어 구독 서비스다.
에피소드는 분양이나 매매가 아닌 임대 개념으로 운영된다. 입주자의 요구에 따라 짧게는 한 달 등 초단기에서 중장기까지 거주 기간을 정한 뒤 보증금과 월세를 내는 방식이다. 크기는 전용면적 15.6~66.1㎡로 세분화돼 있고, 지역마다 다르지만 월세는 100만~300만원 수준이다.
지역마다 콘셉트도 다르다. 예컨대 오피스 밀집 지구인 강남지역에 있는 에피소드 강남·서초는 직장인 중심의 주거 공간과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스마트 워크를 지원하기 위해 분화된 회의실이나 1인 집중석 사무 공간, 화상회의 라운지, 1인 미디어 라이브 공간 등을 꾸렸다. 공유 주방과 함께 반려동물 놀이터·미용실도 배치했다.
대학생 등 젊은 수요자들이 많은 신촌에는 즐길 거리를 공용 공간에 집중 배치했다. 무인양품과 협업해 라운지를 조성하고 요리나 운동이 가능한 공용 공간을 곳곳에 마련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입주자들이 주거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 특화된 공간 구성과 선택의 폭이 넓은 콘텐츠 경쟁력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홈테크 스타트업인 이해라이프스타일은 미공 플랫폼을 통해 상대적으로 이사가 잦고 거주 공간이 넓지 않은 1인 가구를 겨냥한 가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구독형 주거 서비스가 보편화됐다. 어드레스 브랜드가 대표적으로 월 4만엔(약 38만4000원) 정도를 내면 전국 60여 개 숙박 시설 어디에서나 머무를 수 있다. 사업 초기엔 프리랜서나 시간적·물리적인 제약이 적은 개인 사업자들이 주요 이용자였지만 코로나19 이후엔 일반 직장인의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의 절대 수준이 너무 높아진 상황이라 젊은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집을 매매가 아니라 누리고 즐기는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무형의 서비스에서 유형의 제품까지 구독경제 영역이 넓어지면서 주거 분야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구독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기분 따라 가구 등 인테리어까지 구독
8일 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2026년까지 서울 시내에 에피소드 브랜드 5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SK디앤디가 성수·서초·강남·신촌 등 서울에 3800가구를 공급한 에피소드는 신개념 주거 공간을 지향한다. 생활하는 데 필요한 주거 공간뿐 아니라 각종 가구와 가전제품,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주거 서비스다.입주자는 취향에 맞는 가구나 가전제품 패키지를 선택해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이케아룸·디자이너룸 등 가구와 가전제품을 활용한 맞춤형 인테리어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종류의 패키지를 골라 주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이른바 인테리어 구독 서비스다.
에피소드는 분양이나 매매가 아닌 임대 개념으로 운영된다. 입주자의 요구에 따라 짧게는 한 달 등 초단기에서 중장기까지 거주 기간을 정한 뒤 보증금과 월세를 내는 방식이다. 크기는 전용면적 15.6~66.1㎡로 세분화돼 있고, 지역마다 다르지만 월세는 100만~300만원 수준이다.
지역마다 콘셉트도 다르다. 예컨대 오피스 밀집 지구인 강남지역에 있는 에피소드 강남·서초는 직장인 중심의 주거 공간과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스마트 워크를 지원하기 위해 분화된 회의실이나 1인 집중석 사무 공간, 화상회의 라운지, 1인 미디어 라이브 공간 등을 꾸렸다. 공유 주방과 함께 반려동물 놀이터·미용실도 배치했다.
대학생 등 젊은 수요자들이 많은 신촌에는 즐길 거리를 공용 공간에 집중 배치했다. 무인양품과 협업해 라운지를 조성하고 요리나 운동이 가능한 공용 공간을 곳곳에 마련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입주자들이 주거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 특화된 공간 구성과 선택의 폭이 넓은 콘텐츠 경쟁력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내 아트라운지 서비스도
구독형 주거 상품은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업계 최초로 아파트 단지 공용 시설에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힐스테이트 아트라운지를 개발했다. 미술 플랫폼과 협업해 로비나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 등에 국내 유명 작가의 다양한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주거 서비스 상품이다. 다양한 테마에 따라 미술작품을 바꿔 입주민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올 하반기 이후 분양 예정 단지에 본격 적용할 방침이다.홈테크 스타트업인 이해라이프스타일은 미공 플랫폼을 통해 상대적으로 이사가 잦고 거주 공간이 넓지 않은 1인 가구를 겨냥한 가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구독형 주거 서비스가 보편화됐다. 어드레스 브랜드가 대표적으로 월 4만엔(약 38만4000원) 정도를 내면 전국 60여 개 숙박 시설 어디에서나 머무를 수 있다. 사업 초기엔 프리랜서나 시간적·물리적인 제약이 적은 개인 사업자들이 주요 이용자였지만 코로나19 이후엔 일반 직장인의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의 절대 수준이 너무 높아진 상황이라 젊은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집을 매매가 아니라 누리고 즐기는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무형의 서비스에서 유형의 제품까지 구독경제 영역이 넓어지면서 주거 분야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구독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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