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기전세 '상생주택'…민간 땅 빌려 1만가구 짓는다

입력 2022-09-08 16:47   수정 2022-09-09 00:26

서울시가 민간 토지를 빌려 장기전세 아파트인 ‘상생주택’ 1만 가구를 짓는다. 상생주택은 오세훈 시장이 2007년 ‘시프트(SHift)’ 브랜드로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의 한 종류다.

8일 서울시는 상생주택 사업지 선별을 마치고, 토지 소유주와의 협의와 조례 제정 등 사전 작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상생주택은 민간 소유 토지를 빌려 공공주택을 건설해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주로 인허가 등의 이유로 건축에 제약이 있거나 여러 사정으로 개발사업을 하기 어려운 개인·법인 등이 보유한 토지가 대상이다. 최소 3000㎡ 규모의 부지를 선정해 한 곳에 100가구 이상의 단지를 지을 계획이다. 공공이 개발에 참여하는 대신 각종 규제를 완화해줄 방침이다. 최장 20년간의 임대기간에 서울시가 토지 사용료를 지급한다. 기간이 끝나면 시가 개발 비용과 인허가 관련 공공기여분 주택을 뺀 나머지를 토지소유자에게 돌려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주택을 건설할 새 부지를 찾기 어려운데 민간이 활용하지 못하는 부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취지로 상생주택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진행한 상생주택 대상지 공모에 응모한 22곳 가운데 10곳을 선별해 구체적인 사업 검토와 협의 등을 하고 있다. 원활하게 추진되는 3~4곳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범사업으로 장기전세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토지사용 협약 후 신속하게 사업 인허가를 마치고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첫 상생주택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상생주택 사업은 민간토지 사용형 외에도 공공과 민간이 공동출자로 법인을 설립하는 공동출자형, 민간이 토지개발계획을 제안하면 공공이 협상해 최종 합의안에 따라 개발하는 민간공공협력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상생주택을 포함한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최대한 늘려 2026년까지 7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시세의 최대 80%가량의 낮은 가격에 최대 2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어 무주택 중산층에게 인기가 높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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