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3년 만에 부활한 대졸자 공채를 거치면서 바이어 평균 연령이 2018년 대비 3.6세 낮아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가 ‘대박’을 터뜨린 상품의 상당수가 MZ세대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대졸 공채에서 20대 바이어를 대거 채용했다. 이를 통해 바이어 평균 연령을 2018년 39.0세에서 올해 35.4세로 낮췄다. 최근 대형마트 간 ‘치킨 전쟁’을 촉발한 ‘당당치킨’을 주도적으로 개발한 직원도 1996년생 최유정 델리사업팀 바이어(사진)다. 최 바이어는 올해 1월 입사했다. 그가 속한 델리사업팀은 팀원의 절반이 대리 이하 젊은 직원이다.
이런 성공 사례는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캐릭터로 꼽히는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은 2018년 MZ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프로그램에서 기획됐다.
당시 입사 2년 차 사원이었던 기획자는 현재 마케팅본부 내 캐릭터사업팀에서 일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의 성공을 계기로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MZ 자체 브랜드(PB)개발팀을 작년 9월 신설했다. 여기에선 2030세대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PB를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각 기업은 인력 채용 과정에서도 MZ세대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인재 발굴을 위해 MZ세대 면접관을 선발했다.
4~7년 차 직원들로 구성된 면접관들은 자신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직접 뽑는다. MZ세대 직원이 면접관으로 나선 건 GS리테일 채용 역사상 처음이다.
GS리테일은 종전까지 팀장급 이상만 면접관으로 참여해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 성향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건 단연 또래들”이라며 “특정 나이대를 타깃으로 한 상품을 선보일 때는 기획·마케팅 등 모든 영역에서 비슷한 연령대 직원이 업무를 담당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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