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로 임진강과 한강에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잇따라 발견된 가운데 이들의 신원을 단정할 만한 명확한 단서가 없어 몇 달째 영안실에 보관 중이다.
9일 경찰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7월5일 경기 김포시 한강하구에서 반바지만 착용한 상태의 만 8세 전후로 추정되는 A군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A군의 시신이 북한에서 떠내려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원 확인에 나섰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군이 북한 주민이라고 단정할 만한 명확한 단서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A군이 입고 있던 반바지는 국내에서 제작 또는 유통된 상품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두 달 넘게 고양시의 한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된 A군 시신은 심의위원회에서 범죄 피해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야 장례를 치를 수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A군이 떠내려온 경로를 추정할 수 있는 군부대 측 CCTV를 계속 확인하고 있으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변사사건 심의위원회를 열어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어 지난 7월23일에는 연천군 임진강 군남댐 인근에서 여성 B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의 부패가 심각하긴 했지만, 옷에 북한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이 그려진 배지가 부착돼 있어 시신 처리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B씨의 시신도 발견 후에 한 달 반이 넘은 현재까지 DNA 대조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시신이 영안실에 보관돼 있다.
경찰은 국과수에서 내국인 DNA와 일치하는 결과가 없다는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통일부에 통보하고, 이후 북측으로 시신을 인도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부자 초상 배지나 북한용 주민등록증인 '공민증'이 시신에서 발견될 경우 북한 주민으로 인정하지만 명확한 단서가 없으면 시신을 인도받지 않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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