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새 원내대표를 맡을지 가늠이 안 된다”(국민의힘 초선의원)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 선출이 여전히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법적 공방, 지도부 교체 등 당 내부가 그야말로 대혼돈인 탓에 선출 방식과 적합 후보에 대한 당내 의견이 난립하는 분위기다. 총체적 위기 상황에 어느 때보다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인 만큼 이번주 차기 원내대표 후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차기 원내사령탑의 정치적 무게감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69석 거대 야당을 상대로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와 예산심사 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해서다.
여기에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법원 결정에 따라 좌초될 변수가 남아 있다. 이 경우 새 원내대표가 ‘권한대행’ 자격을 갖고 ‘원톱’으로 당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지역 안배’를 또하나의 변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충청 출신의 정진석 의원이 당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만큼 원내 사령탑은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출신에서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후보군 중에선 윤상현 윤재옥 박대출 의원이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윤재옥 의원과 박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각각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과 유세본부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윤 대통령 선거를 도왔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 한계다.
‘친박’ 출신이자 친윤으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와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은 물론 원조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윤 의원을 ‘신 윤핵관’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윤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 보다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 일각에선 친윤계인 정진석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만큼 원내대표마저 친윤계로 채워지면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5선의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초선의원은 “이미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데다 지역 안배 관점에서 TK 출신이고,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받아 비대위원장에 임명된 바 있기 때문에 주 전 위원장이 이번에도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분위기는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명이라도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면 추대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당내 여론이다.
14일 열릴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사건 심문도 변수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새 비대위 구성과 관련된 당헌 개정 의결을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제기했다.
한 중진의원은 “이번에도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비대위 출범에 차질이 생기면 새 원내대표가 사실상 ‘원톱’으로 당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며 “가처분 결과를 봐야 원내대표 후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비대위 둘러싼 법적 공방에다 정 비대위원장과의 호흡, 거대 야당과 맞설 전투력, 대통령실과의 교감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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