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침수취약지역에 설치하겠다고 밝힌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건설이 본격화한다.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이란 지하 40∼50m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가 올 때 빗물을 보관하고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서울시는 오 시장이 발표한 6곳 중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 3곳에 먼저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설치를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3곳은 지난달 8∼11일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가 특히 컸던 지역이다. 사업 기간을 최소화해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강남역∼한강 구간에는 길이 3.1㎞, 시간당 강우량 110mm 이상 처리 규모로, 광화문 일대 종로구 효자동∼청계천 구간에는 길이 3.2㎞, 시간당 100mm 이상 처리 규모로 추진한다. 도림천에는 동작구 신대방역∼여의도 구간에 길이 5.2㎞, 시간당 100mm 이상 규모 시설이 검토된다.
이 사업에는 국비와 시비를 합쳐 총 9000억원이 5년간 투입된다. 강남역 일대 3500억원, 광화문 일대 2500억원, 도림천 일대 3000억원이다.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설치 사업은 2011년 우면산 일대에 내린 폭우를 계기로 오 시장이 처음 추진했다가 11년 만에 재개하는 것이라고 시는 전했다. 당시 오 시장은 양천구 신월동,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동작구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등 7곳에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후 신월동에만 설치가 이뤄졌다. 나머지 6곳은 빗물펌프장 등 소규모 분산형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서울시는 침수취약지역에 대심도 배수시설이 설치되면 호우 피해가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배수시설이 설치된 양천구 신월동은 지난달 집중호우(시간당 약 60mm)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만약 이 시설이 없었다면 일대 600세대가 침수됐을 것이라는 게 시의 분석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담 조직인 '대심도 사업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사업 첫 단계로 다음 달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고, 이후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나머지 동작구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 배수시설은 2단계 사업으로 분류해 단계별로 추진한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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