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오는 14일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일괄 심사키로 한 것과 관련해 '사법자제의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은 정당 안에서 자체적으로,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에 대해선 과도한 개입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자제의 선을 넘고 지켜지지 못할 경우 매우 우려스러운 일들이 발생한다"며 "결국 법원이 정치 위에 군림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기소되는 즉시 당직에서 물러나도록 한 당헌을 예로 들었다.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 시비가 일 수 있지만, 사법부에서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법원은 그런 것에 개입하지 않는다. 정치의 영역이다. 정당의 자율적 영역이기에 법원이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는다"며 "그게 관례고 전통"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따라서 가능하면 정치적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게 옳다"며 "정치의 사법화를 유도하는 건, 그런 면에서 하책(下策) 중 하책"이라고 가처분 신청을 낸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내일 (법원) 심리에 당당하게 임할 것"이라며 "법원이 우려했던, 소위 비상 상황에 대한, 최고위 기능 상실 부분의 모호성이 해소됐다고 보기에 기각 판단을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지난 12일 방송에 출연해 "법원에 대해 과도한 비판을 안 하려고 했지만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굉장히 지극히 정치적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사법이 정치 판단에 있어선 좀 자제하는 '사법 자제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동안 이 재판부의 성향을 보니까 정치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에 과감하게 들어가서 계속 적극적으로 사법 판단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 정지를 처분한 것에 대해 우리가 항고해 재판을 받으려면 반드시 해당 재판부에 이의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결국 이 판사의 생각은 이준석 전 대표가 참여하지 않는 전당대회는 절대로 있어선 안된다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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