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본국 송금 기준 상위 16개 외국계 기업의 배당금·유상감자금·수수료 총액은 1조9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외국계 자본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법인으로, 올 배당금 규모가 100억원을 넘는 곳들을 추렸다. 이들 기업의 2021회계연도의 당기순이익은 1조143억원이었다. 이들 기업의 본사 송금액은 순이익을 큰 폭 웃돌았다.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강남파이낸스센터를 운영하는 강남금융센터가 작년 12월 유상감자 형태로 2700억원을 주주에게 송금한 것이 가장 컸다. 유상감자란 기업이 주주로부터 자기 주식을 사들여 없애는(소각) 것으로 일종의 주주환원 방안이다.
미국 유명브랜드 '폴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랄프로렌코리아가 배당과 유상감자로 1202억원,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100% 자회사로 반도체용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동우화인켐은 1075억원을 배당했다. 메릴린치증권(850억원) 맥쿼리파이낸스(800억원) 한국토요타(796억원) 도쿄일렉트론코리아(700억원) 한국무라타전자(600억원) 리치몬트코리아(476억원) UBS증권(420억원) 한국버버리(300억원) 동서석유화학(300억원) 올림푸스한국(276억원) 파타고니아코리아(수수료 173억원) 한국닌텐도(155억원) 한국미쓰이물산(11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의 순이익 대비 본사 송금액 비율은 파나고니아코리아가 1730.0%로 가장 높았다. 강남금융센터(678.4%) 맥쿼리파이낸스(666.7%) 한국미쓰이물산(313.9%) 한국토요타(278.3%) 메릴린치증권(180.5%) 한국버버리(170.5%) 한국닌텐도(116.5%) 올림푸스한국(100%)은 100%를 웃돌았다. 작년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해외 송금액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외국계 기업이 해외 본사에 송금하는 액수가 커질수록 경상수지 흑자폭도 줄어든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본원소득수지(배당소득수지)가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들이 송금을 위해 원화를 외화로 환전할 경우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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