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농기계 기업 디어&컴퍼니가 전통 제조기업에서 애그리테크(농업 관련 기술)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기계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어가 농기계 소프트웨어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837년 설립 이후 기업의 중심 축이던 하드웨어(농기계) 판매 비중을 낮추고 소프트웨어 비중을 늘려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디어&컴퍼니는 ‘농업계의 테슬라’로 불릴 만큼 기술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올 들어서는 밭을 스스로 경작하는 자율주행 트랙터, 농작물과 잡초를 구분할 수 있는 살수기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 자율주행업체 베어플래그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며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했다.
디어&컴퍼니는 2026년까지 150만대의 트랙터를 클라우드 기반의 자사 데이터센터에 연결해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제초제를 살포할 대상을 구별하기 위해 수백만 개의 잡초 이미지를 포함한 농작물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다. 존 메이 디어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회사 전체 매출의 10%가 소프트웨어 사용료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농기계 소프트웨어 판매는 하드웨어 판매보다 수익성이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월가 투자은행 번스타인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 관련 장비의 평균 마진율은 25%로 추산된 반면 소프트웨어의 평균 마진율은 85%에 육박했다. WSJ는 “농기계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 구독 산업은 농업계에서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산업”이라고 평가했다.
디어&컴퍼니 주가는 올 들어 6.8% 올랐다. 2분기 뉴욕증시가 부진하면서 지난 7월 283달러선으로 연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반등해 12일 374.03달러에 마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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