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들여 1조 수익"…'오징어 게임'이 남긴 8가지 기록

입력 2022-09-13 16:13   수정 2022-09-13 16:19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달성했다. 지난해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신드롬을 몰고 온 이 드라마가 만든 기록을 짚어봤다.
#1. 에미서 비영어권 최초 수상

'오징어 게임'은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에서 황동혁 감독이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을, 배우 이정재가 같은 부분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영미권이 아닌 지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가 후보로 지명되고 상을 받은 건 에미 74년 역사상 '오징어 게임'이 최초다. 미국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ATAS)가 주최하는 에미 시상식은 'TV 아카데미'로 불릴 정도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황 감독은 아시아 감독 최초로 에미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앞서 2016년 인도계 미국인 감독 겸 배우 아지즈 안사리가 '마스터 오브 논'으로 아시아계 감독 최초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 적은 있으나 수상자가 되지는 못했다.

이정재도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에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배우가 됐다. 2010년 아치 판자비가 '굿 와이프'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을, 2017년 리즈 아메드가 '나이트 오브'로 리미티드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대런 크리스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로 다음 해 같은 부문에서 수상한 적이 있긴 하지만 판자비는 인도계 영국인, 아메드는 파키스탄계 영국인, 크리스는 필리핀계 미국인이다.

이정재는 에미 주요 부문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배우로는 최초 수상자다.
#2.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 등 줄줄이 '최초' 기록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11월 미국 시상식 고섬 어워즈에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다음 달 미국 대중문화 시상식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수상작으로 뽑혔다.

'깐부 할아버지' 일남으로 열연한 원로배우 오영수는 한국 배우 최초로 지난 1월 제79회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서는 이정재가 한국 배우 최초로 TV 드라마 부문 남녀주연상, 정호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비영어권 배우 최초 수상자가 됐다. 또한 '오징어 게임'은 이 시상식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TV 드라마 스턴트 부문 앙상블상에도 선정됐다.

지난 3월에는 미국 크리틱스초이스(CCA) TV 드라마 부문에서 신설된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아 첫 관련 수상자가 됐다. 이정재는 아시아 국적 최초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첫 수상까지 성공했다. 또한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에서 액션 시리즈 부문 작품상에 선정됐다.
#3. 누적 시청 시간 28일간 16억5045만…역대 최고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 16억5045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연 단위로 환산하면 18만8000년에 달한다.

2위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4의 13억5209만 시간과도 약 3만 시간 이상 차이 나는 수준이다.
#4. 94개국서 시청…'역대 최장' 53일간 1위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의 시청 시간 중 약 95%는 해외에서 본 것이었다. 한국을 포함해 94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에 올랐다.

또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53일간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를 달려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2위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4는 44일이다.
#5. 美서 주간 시청 시간 30억 분 넘긴 6번째 작품
지난해 10월 미국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주간 시청 시간을 분석한 결과, '오징어 게임'은 32억6000만분으로 1위를 기록했다.

당시 2위에 오른 넷플릭스의 '미드나이트 매스' 시청 시간은 11억7000만분으로 '오징어 게임'과 격차가 컸다.

이로써 '오징어 게임'은 미국에서 '너의 모든 것'(영어 원제 'You'), '타이거 킹:무법지대', '오자크', '엄브렐러 아카데미', '더 크라운'에 이어 주간 시청 시간 30억분을 넘긴 6번째 작품이 됐다.
#6. 유튜브 조회수 170억회…10년 된 '왕좌의 게임' 넘어서
지난해 11월 미국 영상 콘텐츠 분석 업체 보빌(Vobile)은 유튜브 내 '오징어 게임' 관련 영상 약 12만9000개의 조회수가 170억회를 넘겼다고 밝혔다.

이는 '왕좌의 게임'이 8개 시즌을 보내며 10년간 쌓아 올린 기록 169억회를 넘어선 수치로, '오징어 게임'은 8주만에 추월에 성공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왕좌의 게임'이 팬을 모으기 위해 10년이 걸린 것에 비해 '오징어 게임'은 약 8주 만에 스트리밍 차트를 석권했고, 유튜브마저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7. 제작비 300억으로 1조원 수익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약 2140만 달러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달러 가치로 약 300억원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0월 넷플릭스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오징어 게임'이 9억 달러, 한화로 약 1조24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기묘한 이야기'와 '더 크라운' 등의 회당 투자비가 각각 800만 달러, 100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8. LA서 '오징어 게임의 날' 제정

'오징어 게임' 열풍으로 달고나 만들기 세트와 게임 참가자들이 입었던 녹색 체육복은 세계 각국에서 불티나게 팔렸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딱지치기' 등 한국 전통 놀이가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뉴욕한인회 주최로 열린 '2021 코리안 페스티벌'에는 많게는 3만 명(주최 측 추산)이 '오징어 게임' 체험을 위해 몰려든 것으로 파악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체험 팝업 스토어는 오픈 당일 대기 줄이 250m 길게 이어지기도 했다.

미국 LA시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대중문화에 미친 영향력과 성과를 기념해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Squid Game Day)로 제정하기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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