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과 조울증 신호를 어렸을 때 탐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현병은 환각, 망상, 환영, 혼란, 기이한 행동 등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고, 조울증은 기분이 상승한 상태인 조증(躁症)과 기분이 저조한 상태인 울증(鬱症)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다. 공식 명칭은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의대 정신의학 전문의 이언 켈리허 교수 연구팀은 조현병과 조울증 환자는 아동 또는 청소년기에 이미 병원 정신과 진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1987년 출생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17세 이전에 '아동·청소년 정신 건강 서비스(CAMHS: Child and Adolescent Mental Health Services)' 산하 의료기관에서 정신 건강 진료를 받은 전자 기록과 이들 중 17세부터 28세 사이에 조현병 또는 조울증 진단을 받은 기록을 비교 분석했다.
CAMHS는 영국 보건의료 제도(NHS: National Health Service) 산하 기관으로 0~17세 아이들의 정신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CAMHS에서 외래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아이들의 28세까지 조현병 또는 조울증 진단율은 15%, CAMHS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아이들은 37%로 나타났다.
반면 CAMHS의 진료를 받은 적이 없는 청소년의 조현병 또는 조울증 진단율은 1.8%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는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정신건강 진료 기록이 아동기에서 성인이 되는 시기에 정신 질환이 진행되는 경로를 이해하고 조기 치료를 시작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신 질환이 가져오는 최악의 영향을 막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하지만 정신 질환이 발생하기 전 미리 감지하고 일찍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세계 정신의학 협회(World Psychiatric Association) 학술지 '세계 정신의학(World Psychiatry)' 최신 호에 발표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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