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부터 5박 7일 간 영국·미국·캐나다를 순방길에 오른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 중인 가운데 고민정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해외순방에 꼭 같이 가야 하나"라고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고 의원은 지난 1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부디 그냥 가는 건 아니셨으면 좋겠다"면서 "외교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해외순방에) 꽤 많은 예산이 소모된다"면서 "김 여사도 같이 가시던데 왜 꼭 같이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총회의 경우 영부인 프로그램이 또 따로 있다. 그 안에서 혹시나 사건·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영부인은 장식품이 아니다. 동포들을 위로한다든지 뭔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데 김 여사에 대한 의혹들이 너무나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어 눈초리가 그저 따뜻하지만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지난 12일 밤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 인터뷰에서는 '김건희 특검법' 관련 "검찰에서 제대로 된 소환 조사 등을 했더라면 이렇게까지는 안 왔다"라며 "너무나 많은 사안이 쌓이고 쌓여서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특검까지 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김 여사에 대해선 소환조사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통령의 부인이라고 해서 불소추 특권을 가진 것도 아니다"라며 "김 여사는 도대체 특권을 얼마나 갖고 있길래 모든 사람이 다 공평하게 받는 수사조차도 받지 않고 있는 건가. 마치 대통령 위에 상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관련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 7일 발의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의혹들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치적 공세가 아닌 범죄에 대한 공정한 수사에 대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에 올라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추모의 글에서 오타가 발견된 것에 대해서는 "국격이란 것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도 않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단순히 윤 대통령의 얼굴에만 먹칠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격에 먹칠이 되는 것"이라며 "어떻게 그런 사고가 있을 수 있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 명의의 추모 메시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름이 'Elizabeth'인데 'Elisabeth'로 잘못 표기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홀로 인도를 방문했던 것을 재조명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야당서 김 여사의 윤 대통령 경찰학교 행사 동반참석을 문제삼자 "인도 단독 순방에 대통령 휘장까지 앞세웠던 2018년의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독사진은 어떤 외교적 성과를 창출했는가"라며 "타국 정상들은 방문한 전례도 없는 관광지들을 숱하게 방문하며, 반복된 국민의 지탄에도 '해당 국가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는 터무니없는 변명을 내세운 것이야말로 지독한 월권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20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후 캐나다를 방문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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