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모리의 정원’을 꿈꾼다. 마음속에 집 한 채씩을 품고 산다. 물과 빛과 바람이 지나는 집, 언제든 문을 열면 포근한 흙과 푹신한 잔디를 밟을 수 있는 작은 정원이 있는 집, 보잘것없어도 내 손으로 직접 지은 나의 집…. 하지만 도시와 타협하며 살던 이들은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나도 모르게 소중한 꿈들을 길가에 내버리고 왔다는 사실을.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과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뒤섞인 우리에게, 자연을 사랑하지만 문명을 떠날 준비는 아직 안 된 도시인들에게, 작은 우주를 선물하는 곳들이 있다. 유럽 카나리 제도의 한 섬에는 257㎞의 해안선을 따라 150개에 달하는 해변에 바닷가 별장이 즐비하다. 남쪽 나라 멕시코엔 20세기 초부터 미국 부유층과 유명인들이 몰려든 아카풀코 별장 단지가 있다. 가까이 일본에는 울창한 숲과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루이자와 별장 단지와 하코네 온천타운이 존재한다.
국내에 이들과 견줄 만한 곳이 있다면 설악산과 동해를 품은 쉼의 정원 ‘설해원’이다. 설해원은 양양의 지형과 조망을 최대한 살린 자연주의 건축으로 리조트형 럭셔리 별장을 표방하고 있다. 3만3000㎡(1만 평) 부지에 177개의 객실만 지어놓더니 13만2000㎡(4만 평)의 땅에는 74채만 짓겠다고 한다. 아파트로 치면 3500가구가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19억년 전부터 양양의 땅속 깊은 곳에 흐르던 온천수가 객실로 직접 공급되고 뜰 앞의 수영장을 채운다.
330만㎡(100만 평)의 대단지 설해원은 가장 조망이 좋은 곳에 단독주택 단지 ‘설해별담’도 건설 중이다. 이곳에도 50채만 짓는다.
양양=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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