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3%대 고정금리 주담대로 바꿔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15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 담당자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 첫날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파격적인 대출 조건 때문에 은행 창구가 붐빌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날 영업점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경기 부천에 있는 한 시중은행 영업점은 안심전환대출 상담 고객이 한 명도 없었다. 인근에 있는 영업점도 상담 고객이 1명에 불과했다. 신청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지방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강원 춘천 A영업점 1명, 경남 거제 B영업점 4명 등 한가한 모습이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부산 광주 등 지방 영업점들도 방문 고객 중 안심전환대출 신청자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역대 안심전환대출이 흥행했던 것과 대조되는 분위기라는 평가다. 2015년엔 공급액 20조원이 4영업일 만에 소진돼 한도를 추가로 20조원 늘렸다. 2019년에는 20조원을 공급했는데 2주 만에 신청액만 70조원을 넘어섰다. 당시 일부 영업점 직원들은 안심전환대출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다음날 새벽까지 야근하기도 했다.
상황이 달라진 이유로는 ‘까다로워진 신청 자격’이 꼽힌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은 주택 가격 4억원 이하,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차주를 겨냥해 출시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지역별 아파트 중위가격은 수도권 6억2100만원, 서울 9억6200만원이다. 2015년엔 주택 가격 기준이 9억원 이하였고, 소득 기준도 없었다.
신청 방법이 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영업점 창구에서만 신청받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 앱을 통해서도 접수한다. ‘선착순’에서 ‘주택 가격 저가 순’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고,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접수 기간을 달리하는 5부제를 시행해 신청자가 분산된 측면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접수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안심전환대출 흥행 여부는 비대면 신청 건수를 모두 집계한 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박상용/이소현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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