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압연설비를 통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등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압연설비 가동이 불가능하면 쇳물과 연주설비를 통해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만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는 3개월 이내에 압연라인을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압연라인 중 1냉연공장은 이달 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개 열연공장 중 1열연공장은 내달 초 가동이 목표다. 침수뿐 아니라 변압기 화재가 발생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2열연공장은 오는 12월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2열연공장 정상화에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새 변압기를 일본에서 주문하고 들여오는 데만 6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열연공장 하부 보수가 어려울 경우 광양제철소 열연공장의 변압기와 모터 등 설비를 이전해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생산라인 여유가 있는 광양제철소 변압기와 모터를 이전하면 3개월 안에 2열연공장의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천시열 포항제철소 공정품질부소장도 지난 14일 열린 철강공단 정상화를 위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오는 12월 말까지는 전 제품을 생산해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복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지난 12일부터 고로 3기가 정상 가동된 데 이어 이르면 다음주 말부터 제철소 내 모든 공장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정부가 태풍 대비가 미흡하지는 않았는지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포스코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태풍에 대비해 포항제철소 공장장 이상 임직원이 비상대기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냉천이 범람하면서 제철소가 1시간도 채 안 돼 순식간에 잠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항시의 냉천 공원화 사업으로 강폭이 좁아져 물길이 막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강덕 포항시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서 피해 원인을 따지겠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잘못을 떠밀겠다는 마녀사냥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냉천 범람이 포항시의 부실한 하천관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수천 가지의 원인 중에서 한 가지만 지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이날 포스코 본사를 방문해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을 만나 피해 복구와 조기 안정화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냉천 둑을 높이고 하천 바닥을 낮추며 다리를 개량해 물 흐름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포스코도 차수벽 등을 설치해 방재대응 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김익환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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