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전력·물 사용량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초저전력 반도체와 제품 개발 등 혁신 기술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캠페인인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에도 가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7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탄소 감축과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 2030년 전력 소비량을 2019년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라인 증설로 2030년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이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반도체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연간 탄소 배출량이 1700여만t(2021년 기준)인 만큼 탄소중립을 달성할 경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800만 대의 운행을 중단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은 삼성전자 장기 투자자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발표를 환영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