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돌아 ‘귀족 노조’로 불리는 은행원들의 파업에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은 데다 5% 이상의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는 금융노조의 요구에 대한 금융 소비들의 시선도 곱지 않은 만큼 파업 참가율은 저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은행 파업 참여율 저조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고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한다.
파업에 참여하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노조 소속 노조원들은 이날 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에선 노조 대의원과 지역위원장 등 각사 별로 간부 100여명 가량만 파업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총파업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노조 중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 노조도 파업 참가자 수는 수백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파업 참여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주요 시중은행 참여율(2.8%)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중은행 노조의 빈 자리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메울 전망이다. 민간과 경쟁하는 유사 및 중복 업무를 축소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혁신안에 반발하고 있는 기업은행 노조는 50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서울 본점의 부산 이전에 반발하고 있는 산업은행 노조도 전체 조합원의 90%인 2000여 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총파업 참여 인원이 1만명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노조 전제 조합원 수(10만명)를 감안하면 10% 안팎에 그친다.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이 낮은 만큼 금융 소비자들의 불편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조에서 계속 파업 참여를 독려 중이지만 고객과 접점에 있는 영업점 직원들은 관심이 크지 않다"며 "전국 모든 영업점포가 정상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금융 노사 협상 이어질 듯
금융노조가 이날 이후 추가 총파업 계획이 없는 만큼 노사 협상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임금 인상률의 경우 노사 모두 한 발씩 양보한 상태다. 사측 대표기구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기존 임금 인상안(1.4%)보다 높은 2.4% 인상안을 제시했고, 금융노조도 임금 인상 요구안을 당초 6.1%에서 5.2%로 낮췄다. 다만 사측에선 5%대 인상률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그러나 △주 36시간(4.5일제) 근로 △영업점포 폐쇄 중단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계획 철회 등 나머지 단협의 경우 사실상 타결이 쉽지 않은 여건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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