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을 들여다보니 승합차 크기지만, 차 내부 모습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트렁크 공간을 없애고 최대 뒷쪽에 의자를 배열하고, 운전석 쪽 가깝게 앞으로 두 좌석을 붙여 차량 가운데 공간을 비워 최대한 넓은 내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또 조수석 대신 캐리어 거치대 모듈을 탑재해 트렁크에 실었던 짐들은 모두 캐리어 거치대에 실었다. 모듈은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도록 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차량 내부 천장에는 실내 공기를 살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장착됐다.
공항 픽업용 PBV는 B2B(기업간 거래) 용으로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가 레이 1인승 밴, 니로 플러스 등 올해 두 차례 기존 모델을 활용한 파생 PBV를 선보였지만, 순수하게 PBV를 위해 개발된 차량은 처음 공개된 셈이다.
이날 공개된 공항 픽업용 PBV는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하반기 양산을 위해 1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초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자율주행시대가 오면 운전자의 손과 발이 자유로워지고, 그렇게 되면 차에 탑승한 운전자와 동승자가 차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란 얘기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제품통합개발담당(부사장)은 "새로운 변화와 가능성을 체험한 사용자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경험이 다양하고 특별해지고 있다"며 "사용자의 이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PBV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PBV 개발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됐던 공항 픽업용 PBV 엔지니어링 벅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 택시 운전기사나 승객을 태우고 의견을 들었다고 전했다.
공항 픽업용 PBV와 똑같은 상황을 구현한 VR(가상현실)을 만들어 VR 기기를 씌우고 실제 운전하는 상황처럼 가정해 부족한 부분이나, 필요한 부분을 짚어내는 과정도 거쳤다.
류지성 현대차·기아 바디개발센터장(전무)은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서 고객의 더 나은 경험을 위한 바디 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며 “운전석 독립 파티션과 실내 캐리어 수납 모듈 등 PBV에 적용을 목표로 개발한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날 UX 스튜디오 서울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고객 중심의 차량 UX(고객 경험)를 개발하기 위해 선행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연구개발 결과물들이 함께 전시됐다.
현대트랜시스는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교통약자를 위한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유아를 동반한 가족 승객의 실내 공간 활용성 증대 기술 등 탑승객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실내 환경을 최적화한 10가지의 통합 시나리오 모드를 구현했다.
현대모비스는 고도 자율주행 차량의 탑승객 편의성을 높여주는 ‘모드 변환 콕핏’을 선보였다. 드라이브 모드와 오피스 모드, 릴랙스 모드 등 세 가지 모드에 따라 조명과 시트 각도, 디스플레이와 조작계 등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형태의 UX로 바뀐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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