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급한 포드, LG·SK에 'SOS'

입력 2022-09-16 18:03   수정 2022-09-17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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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지난 8월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머스탱 마하-E와 전기 트럭 F-150 라이트닝 등을 앞세워 판매량을 전년 대비 307% 늘린 결과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가 포드를 재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시키며 포드 등 미국 업체에 날개를 달아줬다. IRA에 따라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다. 포드 전기차는 미국에서 잇따른 가격 인상에도 ‘없어서 못 사는 차’가 됐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부터는 배터리 광물·부품도 일정 비율 이상 미국에서 조달해야 하는 요건이 추가된다. 포드 등 글로벌 배터리·자동차 업체들은 리튬, 코발트, 흑연 등 핵심 광물을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대로면 포드 역시 내년부터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최근 중국 배터리 회사 CATL과 추가 계약까지 맺은 포드는 더 난감해졌다.

팔리 CEO가 다음주 긴급히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포드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는 한국 배터리 회사들이 중국산 광물·부품 의존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낮추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 내 광물·부품 요건을 맞추기 어렵다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인 미국 재무부에 최대한 자사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게 포드의 전략이다.

포드와 LG, SK는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는 2025년 전기차 2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선 미국 등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LG, SK의 배터리를 추가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폴란드 공장의 포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내년까지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내년 이후에도 차례로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북미에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구축해놨다.

SK온은 포드와 미국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지난 7월 공식 출범시켰다. 합작공장은 테네시주에 한 곳, 켄터키주에 두 곳 등 총 세 곳이다. SK온은 이와 함께 포드에 납품하고 있는 기존 조지아주 공장의 생산량도 계획보다 빠르게 늘리고 있다. 헝가리 공장에서도 새로 납품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IRA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국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일규/박한신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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