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인 배모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기부 행위·허위사실 공표)로 기소하면서 '배씨가 김씨의 지시로 각종 사적 업무를 처리해왔다'고 공소장에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이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사실 피고인은 김씨의 지시를 받아 그 가족의 식사 등의 제공, 모임주선, 병원 방문 등 외부 활동에 필요한 차량 준비 등 다양한 사적 영역의 업무들을 관리·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등 공무수행 중 김씨의 사적 업무를 처리한 사실이 있다"고 적시했다.
경기도청 별정직 5급이던 배씨는 올 1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 배우자의 '법카 유용' 및 '불법 의전' 의혹이 제기되자 '후보 가족을 위해 사적 용무를 처리한 사실이 없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김씨의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아 김씨에게 전달한 혐의(업무상 배임)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배씨가 자신이 복용할 목적이었다고 밝힌 호로몬 약에 대해 "비서실 소속 직원(이 사건 제보자)으로부터 받은 호르몬 약을 자신이 먹은 것이 아니라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기재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했다.
배씨가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관련 인사 3명에게 7만8000원 상당의 식사비를 제공한 기부행위 혐의와 관련해선 "김씨가 이 식사 모임 일정을 잡도록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썼다.
지난 8일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는 배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및 기부행위 혐의로 기소했다. 선거법 공소시효 하루를 앞둔 시점이었다. 검찰은 배씨를 먼저 기소해 공범 관계인 김씨의 공소시효를 정지시킨 뒤 추가 수사를 거쳐 김씨를 기소할 방침이다. 형사소송법 제 253조에 따르면 공범이 기소돼 확정판결을 받을 때까지 다른 공범의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김씨 측은 지난 7일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 대로) 법인카드를 쓴 일도 없고, 보지도 못했으며, 법인카드로 (음식을) 산 것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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