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하자 갑자기 바빠진 곳은 다름 아닌 중국 공장이었다.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세계의 공장’답게 영국 국기 제작 주문이 이곳으로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18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서거 1시간30여분 뒤부터 중국 저장성의 한 공장에는 영국 국기 ‘유니온 잭(유니온 플래그)’ 제작 주문이 쇄도했다.
저장성 샤오싱 ‘촹둥 관광 물품’ 공장에선 현지시간 9일 오전 3시 첫 주문이 들어오자 다른 일은 제쳐두고 당일 오전 7시30분부터 하루 14시간씩 영국 국기 제작에 돌입했다. 이 회사 판아이핑 총괄매니저는 “한 주 만에 최소 50만 장의 영국 국기를 생산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주문이 새벽에 들어와 공장에 있던 재고분 영국 국기 2만 장을 먼저 내보냈다. 고객이 공장으로 직접 와서 제품을 가져갔다”며 “포장도 안 된 상태였는데 바로 상자에 담겨 실려나간 깃발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영국 국기 수요가 폭증해 주문과 생산, 선적까지 눈코 뜰 새 없었다는 얘기다. 너비 21~150㎝의 깃발 가격은 한 장에 약 7위안(약 1386원) 수준. 이 회사는 올해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을 위한 깃발을 제작해오다 여왕 서거 직후 영국 국기 제작에 올인했다. 판 매니저는 “모든 뉴스 뒤에는 사업 기회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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