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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고 ‘물가 정점론’에 대한 기대가 깨지면서 배당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미국 배당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금은 배당주 투자를 하는 데 완벽한 시기”라며 고배당주 5개를 추천했다. 에너지트랜스퍼와 AT&T,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 사이먼프로퍼티그룹, 코카콜라 등이다. 예상 배당 수익률이 높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라는 설명이다.
톱픽은 에너지트랜스퍼
모건스탠리는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시장 수익률 등을 분석한 결과, 최근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점차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때 고배당 주식은 최고의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투자 손실 위험이 높아진 만큼 배당주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는 의미다. 특히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기업을 선택하기보다 안정적인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골라야 할 때라는 게 모건스탠리 측의 설명이다.최근 미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며 비교적 안전한 상품으로 돈을 옮겨두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고배당주의 상승 여력도 크다는 분석이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가파른 물가 상승률이 나타났던 1940년대와 1970년대 S&P500지수의 총수익률 중 배당수익률의 기여도는 각각 67%, 73%에 달했다.
모건스탠리가 꼽은 ‘배당주 톱픽’은 에너지트랜스퍼와 AT&T,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 사이먼프로퍼티그룹, 코카콜라 등이다. 에너지트랜스퍼는 미국 원유의 3분의 1, 천연가스의 4분의 1을 운반하고 있는 에너지운송업체다.
모건스탠리는 에너지트랜스퍼의 내년 배당수익률이 10.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트랜스퍼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44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2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투자 부진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석유 부문에도 구조적 순풍이 불고 있다. 이 같은 수요에 힘입어 올 들어 주가도 약 40% 급등했다.
코카콜라, AT&T도 ‘주목’
모건스탠리는 미국 대표 배당주인 AT&T도 추천 목록에 포함했다. 내년 배당수익률을 6.1%로 예상했다. 사이먼 플래너리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5G(5세대 통신) 투자를 위한 자본지출은 내년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강력한 무선 네트워크 사업으로 매출이 완만하게 늘어나는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경기 둔화 영향으로 통신비 연체 문제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요금제 인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코카콜라도 리스트에 들었다. 예상 배당수익률은 2.9%다. 코카콜라는 제품 가격 인상에도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올해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치도 기존 7~8%에서 12~13%로 상향한 상태다.
미 최대 리테일 리츠(부동산투자신탁) 회사인 사이먼프로퍼티그룹은 내년 6.3%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예측했다. 금리 인상기에 쇼핑몰 리츠는 실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이먼프로퍼티그룹 주가는 올 들어 약 40% 하락한 상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크게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높은 배당 수익률을 기대하며 매수한다면 크게 손해 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회사인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도 추천 목록에 포함됐다. 내년 예상 배당수익률은 4.6%다.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은 지난 5년간 배당금을 15배 늘렸다. 오는 30일에도 주당 0.48%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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