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AK홀딩스 사장(사진)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주항공 재무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관련해 “그룹 차원에서 끝까지 항공사업을 지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애경산업은 화장품 부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애경케미칼은 베트남 시장에서 ‘제2의 창업’ 선언을 준비하는 등 계열사별로 추진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청사진도 밝혔다.
시장에선 ‘독이 든 성배’인 LCC 때문에 그룹마저 부실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투자자들은 제주항공이 코로나 이후 모두 6850억원 규모로 세 차례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AK홀딩스가 최근 제주항공 지분을 담보로 1300억원의 교환사채(EB)까지 발행한 것을 불안하게 봤다.
이 사장은 “EB에 붙은 만기 수익률 3%는 현재 차입금리에 비해 상당히 낮은 이자율”이라며 “만기 때 1300억원 전액을 상환한다고 해도 지주의 부채비율은 100% 이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은 43%다.
오는 12월부터 2027년 8월까지 청구할 수 있는 EB 교환가격은 주당 1만6150원이다. 제주항공 주가(19일 종가 1만4950원)보다 높다. 그런데도 투자자가 몰리면서 EB 발행 규모가 당초 10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늘었다.
그는 “EB 투자자들이 제주항공 주가 상승에 베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사장은 “제주항공은 LCC 중 유일하게 보잉의 차세대 기종인 B737-8을 운용리스가 아니라 구매 및 금융리스 형태로 확보하게 된다”며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규 노선 개발 효과뿐 아니라 15% 이상 연료 절감, 12%의 좌석 운영비용 축소 등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내년부터 5년간 총 44억1492만달러(약 6조1522억원) 규모의 B737-8을 도입할 계획이다. 중거리 항공기인 B737-8은 진에어가 지난 6월 한 대를 도입한 것 외에 국내 LCC 중에선 아직 대규모로 도입한 곳이 없다.
애경케미칼은 지난 7월 일본 마루하니치로가 보유 중인 AK&MN바이오팜 지분 40%를 인수해 애경케미칼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5월에는 일본 미쓰비시가스화학이 보유한 애경케미칼 지분 일부를 시장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화장품 브랜드의 추가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애경산업은 올 5월 스킨케어 화장품 원씽을 140억원에 인수했다. 창사 후 37년 만의 첫 M&A다. 이 사장은 “‘AGE 20s’ ‘루나’ 등 대표 브랜드 이외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9년생인 이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출신이며 제주항공 설립 자문을 하다 2008년 애경산업에 영입됐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제주항공 사장을 지냈고, 2020년 6월 AK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하수정 기자/사진=김병언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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