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家 차남 윤재훈의 귀환…알피바이오 상장 '재기 발판'

입력 2022-09-19 17:33   수정 2022-09-20 00:57

대웅제약 창업주 고(故) 윤영환 회장의 차남 윤재훈 알피바이오 대표(사진)가 기업공개(IPO)로 600억원대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표는 과거 동생인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와 후계 구도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대웅가(家)에서 밀려났다. 알피바이오 상장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피바이오는 20~21일 일반청약을 받은 뒤 오는 2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지난 15~16일 코스닥 상장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결과, 135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1만~1만3000원) 상단으로 결정됐다. 적자를 내는 바이오기업과 달리 연질 캡슐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실적이 탄탄한 데다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돼 기관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평가다.

알피바이오는 연질 캡슐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회사다. 1982년 대웅제약과 미국 알피쉐러가 합작해 설립한 한국RP쉐러가 전신이다. 2012년 대웅상사와 합병한 후 알피코프로 사명을 바꿨고 2016년 대웅제약에서 분리돼 알피바이오로 독립했다. 연질 캡슐 형태의 일반의약품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은 60%로 국내 1위다. 종근당 유한양행 녹십자 등 대형 제약사와 건강기능식품 유통회사 250여 곳이 고객이다. 올 2분기 말 기준 수주 총액은 1241억원, 수주 잔액은 747억원 규모다.

실적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매출은 1150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은 28.8%에 이른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80억원, 67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알피바이오가 상장하면 윤 대표 일가 지분가치는 63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는 알피바이오 최대주주로 61.1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 대표 부인과 세 자녀가 보유한 지분까지 더하면 윤 대표 일가 지분율은 71.55%다. 대웅 측 지분은 없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으로 윤 대표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상장으로 120만 주를 공모해 156억원을 조달한다. 공모 자금은 스마트 신공장 증설과 제형 다양화 등에 투자한다. 상장 시 시가총액은 1017억원이다. 삼일제약(시가총액 1059억원) 명문제약(101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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