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데칼코마니 - 박세미

입력 2022-09-19 18:20   수정 2022-09-2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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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라고 여겼던 심장이 두 갈래로 벌어지던 저녁이 있었고 이인분의 생을 사는 일인분이 되었고 예고 없이 폭설이 왔고 심장 하나를 떼어내 움켜쥐고 눈 위에 팡팡 두드렸고 일인분의 기억이 사라졌고 나머지 심장 하나가 뜨거운 혈액을 온몸으로 푹푹 내보내고 둘이라고 여겼던 심장이 하나로 뭉개지던 그날만이 남았고…

시집 <내가 나일 확률>(문학동네) 中

정말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심장이 뭉개지는 순간만이 남아 있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요. 실연의 순간이거나 꿈을 포기하는 순간, 가족과 헤어지는 순간일 수도 있겠지요. 사람마다 그런 순간은 다르겠지요.

안타깝게도 심장이 뭉개지는 순간은 삶에 한 번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이 시가 말줄임표로 끝나는 건 다시 심장 열리는 순간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슬프게도요.

설하한 시인(2019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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