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연일 내리막을 걷는 가운데 상장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주가가 2만원선이 붕괴됐다.
19일 쏘카는 전거래일 대비 1300원(6.47%) 내린 1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후 첫 1만원대로 공모가(2만8000원) 대비로는 32.85% 하락한 수준이다. 쏘카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장중 신저가 행진을 이어갔다. 상장 전 시가총액 1조원 기업을 노리던 쏘카였으나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6200억원대로 집계됐다.
쏘카는 지난달 22일 상장했다. 상장 전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당초 희망 공모 범위였던 3만4000~4만5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2만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하고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에도 고평가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그렸다.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의무보유 확약을 건 기관 비중이 적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쏘카는 기관 투자자에 244만3700주(67.1%)를 배정했다. 이중 미확약 물량 비중이 92.35%에 달한다. 나머지 7.65%에 해당하는 확약 물량도 그 기간이 15일로 짧다. 실제 상장 이후 이날까지 기관은 6거래일을 제외한 나머지 13거래일 동안 물량을 쏟아냈다.
적자 상황이 지속되는 점은 여전한 위험 요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쏘카는 올 2분기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적자에서 벗어났으나, 올 상반기 기준으론 71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2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이달 초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하고,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평모 D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비교기업 그룹의 주가가 부진하고 해외 여행 재개에 따른 성장 둔화, 로보택시 도입 시 라이드 헤일링(택시 호출) 및 자율주행 기업들과의 경쟁 등을 쏘카의 단기 및 중장기 리스크로 꼽았다.
최근 쏘카의 부진은 가격 논란보단 매크로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적인 부분은 이미 상장 후 초반에 조정이 이뤄졌다고 본다"며 "최근의 하락은 긴축 경계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쏘카와 같은 성장주가 유독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금리 인상은 성장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금리가 낮을 때 미래 수익성을 선반영한다는 성장주의 특징 때문이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주가는 공모가 대비 각각 약 55%, 36% 밑돌고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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