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DX)의 글로벌 톱티어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김길곤 이노룰스 대표이사(사진)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향후 전략 및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 전환(DX)'이란 기업 내 업무 운영의 혁신과 효율성을 위해 전 사업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디지털 역량 강화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전세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 분야 투자는 연평균 17.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DX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DX,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반의 국정운영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노룰스는 디지털 전환 자동화 소프트웨어(SW) 솔루션 개발 업체다. 기업이 IT 시스템을 구축할 때 필요한 프로그램 언어를 단순화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이 대표는 "기업은 방대한 프로그램 코드 속에서 필요한 부분을 골라내는 등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노룰스는 디지털 시대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8년 기점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에 기업들의 비대면 근무가 증가한 점도 성장세에 불을 지폈다.
금융기업 SW 전문에서 전 산업 범용 솔루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시작한 시기도 이 즈음이다. 고객사도 보험·카드사 등 금융기업 중심의 24개사에서 제조업·공공·교육 부문 등 48개사로 확대했다. 2018년 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93억원에서 160억원으로 늘었다.
조윤희 경영지원부 이사는 "국내엔 경쟁사로 꼽을 만한 업체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업계의 절반 이상이 이노룰스를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 지난달 기준 국내에서 이노룰스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는 61.9%, 손해보험사는 53.3%, 카드사는 62.5% 등으로 집계됐다.
이노룰스의 향후 계획은 기술 고도화 및 제품 포르폴리오 강화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구독형 모델 도입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한다. 전략적·재무적 투자파트너인 일본 히타치제작소와의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시장 진출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5대륙 44개국에 위치한 히타치 그룹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당 국가 시장에 진입 후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 매출의 20% 수준인 해외 시장 비중을 2025년 30%로 늘리겠다고 했다.
보험 시장에서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활용, '인슈어테크' 플랫폼 서비스 출시 계획도 있다. '인슈어테크' 플랫폼은 각 보험사들의 보험 약관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 등을 담을 예정이다. 이노룰스는 각각의 계획에 공모 조달 자금 총 110억원을 투입한다.
시장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에 대해 조 이사는 "최대주주의 법적 보호예수 기간은 6개월이지만 자발적으로 2년 반으로 늘리는 등의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적·재무적 투자파트너인 일본 히타치제작소에 보호예수를 체결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일본 기업 특성상 쉽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보호예수를 걸지 않았지만 당장 물량 출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노룰스의 상장 후 유통가능 주식은 217만6635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514만1760주)의 42.33%를 차지한다. 상장 후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물량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셈이다.
이노룰스는 오는 21~2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이달 27~28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주식수는 115만4744주(액면가 500원), 희망 공모밴드는 1만1000~1만2500원이다. 예상시가총액은 566억~643억원으로 다음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김 대표는 "코스닥 상장 이후 우수한 개발 인력 확보와 꾸준한 신규 솔루션 개발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디지털 전환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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