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대형 스마트폰 업체들이 속속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대항마로 가성비 높은 자체 폴더블폰을 내놓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보다 월등"…비보 2번째 폴더블폰 출시 예고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vivo)는 올 하반기 최신 폴더블폰 '비보X폴드 플러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쟈징동 비보 부사장은 웨이보 계정을 통해 곧 출시될 비보X폴드 플러스의 디자인 일부가 담긴 이미지를 공개했다.쟈 부사장은 웨이보에서 '최강자의 더 강한 변화' 제하의 게시물을 통해 새로 출시될 '비보X폴드 플러스'의 이미지를 올려놓고 "지난 4월 출시된 폴더블폰 X폴드는 수많은 찬사를 받은 바 있다"며 "이번에 내놓을 폴더블폰은 최강자가 더 강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하반기 출시될 신작 비보X폴드 플러스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 칩이 탑재되며 배터리 용량이 4730mAh로 늘어난다. 쟈 부사장은 이번 신작도 독일의 시험·인증기관인 TUV 라인란드(Rheinland)로부터 30만번의 폴딩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 처음으로 비보가 사상 처음으로 내놓은 폴더블폰 X폴드는 삼성보다 10만번 더 접는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의 주목을 받았었다. 이론상 최대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당시 삼성도 미국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놀랍다"는 반응을 내보이는 등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가성비' 앞세웠으나 기술적 허점 드러나기도
중국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후발주자 시작했지만 현재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을 내놓을 정도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화웨이, 샤오미, 오포, 아너, 비보 등 주요 5개사는 자체 폴더블폰을 대거 출시했다. 이들은 제품 발표회에서 삼성전자와 견주어 손색없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올 하반기 목표로 신규 플래그십 폴더블폰 '메이트(Mate)X3'를 준비하고 있다. 이 모델은 미중 갈등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대신 자체 홍멍(Hongmeng) OS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 갤럭시Z폴드4보다 3g 가벼운 260g로 출시될 전망이다. 지난해 폴더블폰 'P50 포켓'을 선보인 화웨이는 올해 5월에도 '메이트Xs 2'를 해외 시장에 내놓는 등 경쟁적으로 폴더블폰을 내놓고 있다. 화웨이는 2019년 2월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폰을 출시한 당시 첫 폴더블폰 '메이트X'를 내놓았으나 뒤처진 제품력으로 참패했다. 이후 기존 아웃폴딩 방식을 버리고 갤럭시폴드 시리즈의 인폴딩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해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11일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2' 행사 직후 자체 폴더블폰 '믹스 폴드2'를 발표한 바 있다. 공개 당시 회사 측은 두께가 11.2㎜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라고 강조했으나 출시 직후 제품이 원하는 각도로 고정되지 않아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모토로라 역시 삼성을 견제한 듯 갤럭시 언팩 행사 이튿날인 지난달 11일 폴더블폰 신제품 '레이저(Razr) 2022'를 선보였다. 2년 만에 내놓은 3세대 폴더블폰으로 삼성전자 언팩 일정이 확정된 뒤 이틀 만에 급하게 신제품 발표 일정을 잡는 등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저 5999위안(약 11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오포(OPPO)도 지난해말 회사의 첫 폴더블폰 '파인드N'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자체 개발한 힌지(접는 부분) 기술을 적용해 접는 주름을 최소화했다. 이 제품으로 오포는 단숨에 중국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오포가 올해말 차세대 폴더블폰 '파인드 N2'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더블폰 물건이네"…中상반기 판매량 사상 최대
삼성성전자가 새롭게 폴더블 시장을 개척했지만, 최근 후발주자 중국 업체들이 발빠르게 추격하면서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씨노리서치(CINNO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시장에서 폴더블폰 판매량은 58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2.4% 급증했다. 상반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및 인플레이션 심화 등 악조건으로 단말기 수요가 위축됐으나 폴더블폰 시장은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브랜드 별로 2분기 화웨이의 폴더블폰 판매량은 약 31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해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현지에서 약 9만7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22% 급증했다. 판매량 기준으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오포와 아너, 비보 등 후발 업체들이 속속 폴더블폰을 내놓으면서 신규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물밑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로컬 브랜드가 폴더블폰을 대거 출시하면서 현지인들도 폴더블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이미 올해 상반기 중국 폴더블폰 판매량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서는 등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업체별로 순위권 다툼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놨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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