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장이 이끄는 민선 8기 대구시가 미래 5대 신산업의 하나로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기업이 대구로 몰려들고 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지방 대도시 가운데 소프트웨어 기업 집적도가 가장 높은 대구의 수성알파시티가 디지털 혁신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는 민선 8기 이후 수도권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거래소 전문기업인 F사와 블록체인 메인넷(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네트워크와 플랫폼) 기업 S사 등 10여 개 이상의 앵커기업이 대구 이전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F사는 대구의 소상공인과 예술인을 위한 NFT(대체불가능토큰) 플랫폼 지원, NFT 금융교육 등 구체적인 사업도 협의 중이다.
홍 시장은 ABB 산업을 대구시의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인공지능(AI),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등을 묶어 미래ICT국을 신설했다. 또 지난달 31일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혁신비전 선포식을 열고 SW진흥단지, ABB청년인재 창업 및 교육 앵커시설, AI자율제조클러스터 등 2조2000억원 규모의 과기부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동혁 대구시 디지털혁신전략과장은 “발표 이후 전국 ABB 기업들의 관심이 부쩍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대흥동에 2019년 조성된 100만㎡ 규모의 대구수성알파시티에는 소프트웨어(SW) 분야 11개 지원기관과 114개 ABB 관련 기업, 3000여 명의 인재 등이 모여 있다. 비수도권 최고의 소프트웨어 집적단지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220실 규모 분양형 지식산업센터에도 최소 150개의 SW 또는 ABB 기업이 연말부터 입주할 예정이어서 기업 수는 270여 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는 수성알파시티 내 8만㎡ 규모의 의료시설 부지도 지식기반 시설로 용도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 시장은 디지털 기업이 집적돼 용지가 모자랄 경우 인근 약 60만㎡의 부지도 제2수성알파시티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에는 우경정보기술, 이튜, 오픈정보기술 등 매출 100억원대 이상 기업 4개를 비롯해 YH데이터베이스, 더아이엠씨, 에이테크, 세중아이에스, 드림아이디어소프트, 인피닉스, 빅웨이브에이아이, 오션라이트에이아이 등 잠재력 높은 ABB 관련 기업들이 사업 영역을 급속히 넓혀나가고 있다.
백동현 대구시 미래ICT국장은 “대구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업뿐만 아니라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산업현장이 많아 공급 기업과 수요 기업이 융합할 기회가 많다”며 “제2의 판교가 아니라 판교를 넘어서는 디지털 혁신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부족한 정주, 교육, 문화 여건을 강화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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